평화군축센터 국방정책감시 2026-07-10   320532

[후기] 부당한 명령을 거부할 권리 : <제복 입은 시민> 출간 기념 북토크

지난 7월 8일 전쟁없는세상과 참여연대가 함께 <제복 입은 시민> 출간 기념 북토크를 진행했습니다. 이야기 손님으로 <제복 입은 시민> 저자 이재승 건국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님을 초대해 패널로 전쟁없는세상 오리 활동가,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정경직 활동가가 함께 부당한 명령을 거부할 권리, 병역거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2026.07.08. 부당한 명령을 거부할 권리 : <제복 입은 시민> 출간 기념 북토크 ©전쟁없는세상, 참여연대

<제복 입은 시민>은 내란과 계엄령, 군인들의 소극적 저항, 부당한 명령을 거부할 권리, 양심적 병역거부와 대체복무제도. 민주주의와 인권의 관점에서 한국 군대를 바라보면서 우리가 생각해야 하는 여러 쟁점들을 정리한 책입니다.

이재승 교수님은 법철학자로서 국가폭력의 현장에서 민주주의와 인권을 지키기 위한 여러 활동에도 적극 참여해오신 분이에요. 교수님은 이번 12.3 불법 계엄 이후로 군인이 가져야 할 원칙을 명확히 하기 위해 그동안 연구하고 활동해온 양심적 병역거부와 대체복무, 계엄과 내란, 군인권에 대한 내용을 담아 이 책을 쓰셨다고 합니다.

대체복무는 형벌이 아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한국에서 병역거부자들은 감옥에 가야 했습니다. 하지만 기나긴 병역거부 운동의 노력으로 2020년부터 대체복무제를 선택할 수 있게 되었어요. 그렇지만 병역거부 운동을 오래 해오신 전쟁없는세상의 활동가 오리 님은 한국의 대체복무제도는 징벌적인 성격을 지녔다고 설명해주셨어요. 36개월이라는 긴 기간 동안 복무해야 할 뿐만 아니라 교정시설에서만 복무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또, 대체복무제도를 ‘선택’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사실상 아무도 군역 대신 대체복무제도를 쉽게 선택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최근에 한 평화활동가는 현 대체복무제도에 대한 문제의식으로 대체복무까지 거부하는 완전병역거부를 선언했습니다. 하지만 병무청은 1960년대에 만들어진 병역법 조항을 근거로 완전병역거부를 선언한 활동가가 함께하고 있는 단체에 해당 활동가를 해직하지 않으면 고발하겠다는 공문을 두 차례나 보냈다고 해요. 오리 활동가는 이런 상황을 보면서 국가권력이 병역거부자들을 어떻게 대하는지, 사회가 그들에게 어떤 낙인을 찍는지 다시 느낄 수 있었다고 말해주셨습니다.

앞선 이야기를 바탕으로 이재승 교수님은 독일 제도를 예로 들어주셨습니다. 독일은 현역병과 대체복무병의 기간 차이가 그리 크지 않고, 다양한 방식의 대체복무를 할 수 있어요. 이재승 교수님은 사회봉사와 연결하는 등 대체복무자들을 가장 비국가적인 영역에 배치해야 한다는 생각을 나눠주셨어요.

군대에 가기 싫은 나, 병역기피자일까?

정경직 활동가는 스스로를 병역기피자라고 생각했던 과거 이야기를 꺼내며 한 질문을 던졌습니다. 군대에 가기 싫다고 생각하는 것은 병역기피일까요? 무조건적으로 명령에 복종해야 하고, 강압적인 명령에 따라야 하는 군대에 가기 싫다면 그것도 사회적 책임을 회피하는 병역기피일까요? 어떻게 보면 회색지대일 수도 있는 이야기입니다. 정경직 활동가는 시민들이 정말 현역 복무와 대체복무제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다른 방식의 제도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나눠주셨어요.

참고로 독일에서는 대체복무제는 심사가 무의미할 정도로 제도를 운영했다고 합니다. 한국은 아직도 제출해야 할 서류도 많고, 진행과정도 아주 복잡해요. 국방으로부터 독립적인 기관에서 심사를 해야 한다는 유엔이 제시한 원칙에도 어긋납니다. 이미 유엔에서 여러 차례 권고를 받은 바 있는데요, 이런 다양한 문제점들을 개선할 수 있는 제도가 꼭 필요해요.

2026.07.08. 부당한 명령을 거부할 권리 : <제복 입은 시민> 출간 기념 북토크 ©전쟁없는세상, 참여연대

군인은 제복 입은 시민이다

군인 역시 보통의 시민처럼 헌법을 지키고, 의견을 형성할 권리가 있는 시민입니다. 그런데 12.3 불법계엄 당시 명령을 기계적으로 따르는 군인들을 보고 충격 받은 시민분들이 많을 것 같아요. 정경직 활동가는 이와 같은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 위해 비판적이고 용기를 발휘하는 군인이 되기 위한 제도가 무엇이 있을지 이재승 교수님께 질문했습니다.

군인은 군대에 들어간 순간부터 명령에 복종하는 교육을 받습니다. 명령을 단호하게, 즉각적으로 실천하는게 군인 정신이지요. 그렇다고 해서 모든 명령을 다 따라야만 할까요? 이재승 교수님은 어떤 명령이 불법적인 것이고 어떤 명령이 합당한 것인지 사전에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하셨어요. 군인복무기본법에는 군인에게 전쟁법을 교육하는 것이 의무로 나옵니다. 국제형사재판소는 뉘른베르크 법정부터 일관되게 전쟁범죄, 제노사이드 등의 범죄를 저지르고도 범죄임을 몰랐다는 변명은 받아주지 않아요. 따라서 미리 관련된 교육을 철저히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026.07.08. 부당한 명령을 거부할 권리 : <제복 입은 시민> 출간 기념 북토크 ©전쟁없는세상, 참여연대

정경직 활동가는 참여연대의 군인복무기본법 개정운동을 소개하며 최근에 헌법 교육을 의무화하는 개정안이 통과되었다는 사실을 알려주셨어요. 하지만 교육만으로는 부족해요. 명백히 불법적인 명령에 대해 거부할 권리가 필요합니다. 구체적으로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제도불법적인 명령에 거부한 군인에 대한 불이익도 없어야 하고요. 이러한 개정이 반영될 수 있도록 열심히 운동하겠다는 엄청난 포부도 밝혀주셨어요.

명령에 복종하는 사람말고도 명령을 내리는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재승 교수님은 지휘관들이 더 올바른 명령을 내리는 법에 대한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하셨어요. 우리나라 군형법 상으로는 상관이 저지른 범죄에 대한 처벌과 관련된 조항은 부하의 처벌에 비해 매우 적습니다. 독일 군형법은 상관의 범죄와 부하의 범죄와 비슷한 수준으로 규정되어있어요. 우리나라 군형법도 불법한 명령을 내린 지휘관에 대한 처벌에 관한 조항이 필요합니다.

나는 침략전쟁에 반대한다!

독일은 양심적 병역거부의 사례도 있지만 불법적인 명령에 당당히 거부한 사례도 있습니다. 이재승 교수님이 명령거부와 관련한 한 사례를 소개해주셨습니다. 독일의 한 공군 소령은 이라크 전쟁은 전쟁법으로 정당화될 수 없는 전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이라크 전쟁과 관련이 있다는 이유로 군사용 소프트웨어 개발 명령을 거부했습니다. 독일군은 그저 그의 직위 하나를 강등했습니다. 직위를 강등당한 소령은 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독일 행정법원은 그의 거부는 정당하며 양심의 자유는 군대의 명령에 의해 제한받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만약 우리나라였으면 어땠을까요? 명령거부를 이유로 처벌받지 않았을까요?

전쟁이 났는데 아무도 전쟁터에 나가지 않는다면?

양심의 자유는 군대 앞에서 제한되지 않습니다. 오리 활동가는 지금까지의 병역거부운동이 대체복무제도 도입만을 위한 운동은 아니었다고 설명해주셨어요. 병역거부운동의 출발점은 전쟁 그 자체를 거부하는 생각에서 온 것입니다. 전쟁을 거부하는 그 마음, 양심의 자유를 위해 많은 이들이 병역거부운동을 하게 된 것이고요. 오리 활동가는 현재 병역거부운동이 대체복무제도 도입 이후 조금 수면 아래로 아래 앉은 느낌이지만, 이 운동을 더 활성화시켜서 어떻게하면 대체복무제도를 더 인권적으로 바꿀 수 있을지 고민하겠다고 말해주셨습니다.

부당한 명령을 거부할 권리

토크가 진행된 후 사전에 받은 질문에 응답하고, 플로어에서도 선택적 모병제, AI와 군인의 책임, 전쟁민주주의 등과 관련한 열띤 토론을 이어나갔습니다. 30여 명이 넘는 시민분들이 참석해주신 덕분에 더욱 활기찬 시간이었어요.

지금 군대에 있는 사람도, 병역을 거부한 사람도, 모두 부당한 명령에 거부할 권리가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능동적인 시민이니까요. 앞으로도 참여연대는 군의 민주적 통제, 군의 민주주의와 인권의 관점에서 열심히 활동하겠습니다.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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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당한 명령을 거부할 권리 : <제복 입은 시민> 출간 기념 북토크 포스터

내란과 계엄령, 군인들의 소극적 저항, 부당한 명령을 거부할 권리, 양심적 병역거부와 대체복무제도. 민주주의와 인권의 관점에서 한국 군대를 바라보면서 우리가 생각해야 하는 여러 쟁점들을 정리한 책 <제복 입은 시민>을 전쟁없는세상과 참여연대와 함께 읽어봅니다. 

저자 이재승 교수는 법철학자로서 국가폭력을 연구해왔으며 대체복무 심사위원회 심사위원, 진실화해위원회 상임위원 등에 참여하는 등 국가폭력의 현장에서 민주주의와 인권을 지키기 위한 여러 활동에도 적극 참여해왔습니다. 이 책은 그동안 이재승 교수가 연구하고 활동해온 양심적 병역거부와 대체복무, 계엄과 내란, 군인권에 대한 내용을 집대성해온 책입니다. 

참여연대는 12.3 불법 계엄 이후 다시 반헌법적인 불법계엄이 일어나는 방지할 수 있도록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 개정 활동을 해왔습니다. 위헌적이고 위법한 명령에 대해 불복종할 권리, 그로 인해 군인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을 것을 법률로서 보장해야한다는 것을 골자로 합니다. 전쟁없는세상은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을 지원하며 병역거부권 실현과 대체복무제도 도입 활동을 해왔습니다. 양심의 자유라는 권리의 실현이 아니라 형사처벌을 행정적 징벌로 대체한 것에 불과한 현행 대체복무제도를 개선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번 북토크에서는 이 책의 내용 중 계엄과 군인의 불복종, 병역거부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나눌 예정입니다. 

군대와 인권에 관심 갖고 계신 분들, 시민에 의한 군의 민주적 통제의 필요성에 공감하시는 분, 부당한 명령에 불복종할 권리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는 분들,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해 궁금하거나 병역거부자들에게 연대하고 싶은 분들을 환영합니다. 

📍일시: 2026년 7월 8일(수) 저녁 7시 30분~9시 
📍장소: 참여연대 2층 아름드리홀
📍이야기 손님: 저자 이재승(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패널: 정경직(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활동가), 최정민(전쟁없는세상 활동가)
공동주최: 전쟁없는세상, 참여연대 
문의: 전쟁없는세상 02-6401-0514, 참여연대 02-723-4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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