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노무현 대통령의 특검법 재의 요구에 한나라당은 의사일정을 전면 중단시키고 장외투쟁에 돌입하였다. 16대 마지막 정기국회를 불과 10여일 남겨두고 국정현안과 내년도 예산안 처리, 민생, 개혁과제들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상황에서 의사일정을 전면 중단하는 것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려운 결정이다. 대통령의 특검의 거부권 행사가 의사일정의 전면 중단으로 이어질 이유가 무엇인가? 한나라당은 대통령이 의회를 무시하고 있다고 반발하지만 오히려 자신들의 행동이 국회를 무시하고, 국민을 우롱하는 행동임을 깨달아야 한다.
2. 대통령 측근비리를 규명하기 위해 특검이 반드시 필요하다면 국회에서 재의결하여 특검법을 통과시키면 될 일이다. 특검법 재의는 국회 내에서 법과 절차에 따라 처리해도 무방함에도 불구하고, 등원거부, 의원직 총 사퇴 등의 무리수를 두는 것은 불법 대선자금 수사로 인한 책임과 부담을 회피하기 위한 정략적 의도로밖에 볼 수 없다. 원내 과반수 이상을 점하고 있는 거대정당이 왜 합법적인 방법을 놔두고 장외로 나가는지 우리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되질 않는다. 오늘의 이 같은 무책임한 행동은 오히려 부메랑이 되어 국회 파행에 대한 책임을 지고 응분의 대가를 치러야 하는 뼈아픈 결과를 낳게 할뿐이다.
3. 정기국회 회기를 불과 10여 일 남겨두고 있지만 이번 국회가 처리해야 할 일들은 산더미 같다. 국회가 지난 4년간 그 처리를 미뤄두어 내년에 17대 국회가 개원하면 자동으로 폐기 될 법안만 해도 1200건에 달하고, 내년도 예산안 확정, 정치개혁 단행, 적체된 민생·개혁과제 처리, 굵직한 외교 안보현안 대응 등 당장에 결정이 시급한 과제만 해도 한 두 가지가 아니다. 특히 불법 대선자금 사건으로 ‘범국민정치개혁협의회’까지 구성하고 모처럼 만에 무르익은 정치개혁의 분위기가 흐트러질까 우려스럽다. 만약 이번에도 정치개혁이 무산된다면 전적으로 이는 한나라당의 책임이다. ‘수로 밀어붙이는 구태 정치’는 더 이상 용인되지 않는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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