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호] 특집 2_투자자-국가 직접소송제 : 성격과 위험성

1. 서론 : 투자자-국가 직접소송제는 글로벌 스탠더드가 아니다

지난 5월 19일 <프레시안>의 보도를 통해 우리는 한사코 숨겨온 한미 FTA 협상안에 바로 이런 투자자-국가 직접소송제가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문제가 불거지자 정부는 부인하지 않고, 대신 이 제도는 이미 정부가 성사시킨 몇개의 다른 FTA에도 포함되어 있고, 또 세계적으로 모든 투자협정이나 FTA에 포함되는 일종의 ‘글로벌 스탠더드’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다. 또 실제 이 제도가 활용되어 소송이 벌어지는 건수도 많지 않고, 사건이 제기되는 폭도 넓지 않기에 그 위험성을 과장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정부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첫째, 이 제도가 마치 거의 성문법에 가깝도록 국제적으로 안착된 ‘글로벌 스탠더드’ 라는 주장은 사실과 전혀 다르다. 1990년대 초에 미국, 캐나다, 멕시코가 체결한 북미 자유무역협정(NAFTA)에서 처음 생겨난 이 제도는 이후 숱한 비판과 저항에 부딪히면서 1990년대 지구정치경제의 뜨거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앞으로 보겠지만, 1990년대 말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사이에 추진되던 다자간 투자협정(MAI)이 결국 결렬된 데도 이 제도에 대한 논란이 큰 역할을 했으며, 최근에 체결된 미국-호주 FTA(AUSFTA)에서는 호주 국내의 거센 반대여론에 의해 결국 이 제도에 관한 조항은 빠지게 되었다. 나아가 미국 내에서조차 이 제도를 명시한 나프타(NAFTA) 11장을 제거해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하고 있고, 이런 여론을 이끈 인물은 다름 아니라 지난번 미국 대통령 선거 때 민주당 후보로 나섰던 존 케리 상원의원이다.

둘째, 실제 소송의 건수가 적고 규모도 작으므로 이 제도의 위험성을 주장하는 논리는 과장이라는 것도 사실과 다르다. 체코는 지난 2003년 미국 투자자 로널드 라우더에게 1년 의료 보험 예산에 해당하는 3억6천만 달러를 물어야 했으며, 2003년 현재 파키스탄 정부는 스위스, 이탈리아, 터키 등의 기업과 총 10억 달러가 넘는 분쟁에 휘말려 있다. 유엔 산하기관인 UNCTAD(유엔무역개발회의)는 지난 1997년 이후 2004년까지 이 제도로 인한 국제적 소송 건수가 8배로 증가하여 알려진 사례만 이미 200건을 훨씬 넘고 있다고 보고하였다. 액수의 규모도 큰 것들이 많다. 레바논 정부는 프랑스 투자자에게 2억 6천만 달러를 물어주어야 했으며, 러시아 국가는 유코스(Yukos)의 투자가들에게 330억 달러의 소송을 당한 상태이다. 그래서 UNCTAD의 투자기술사업개발국 국장인 소방(Karl P. Sauvant)은 2004년도 보고서에서 “모든 정황으로 볼 때 각국 정부는 투자협정 협상에서 대단히 조심스러울 필요가 있다”고 논평했다.

셋째, 이 제도로 분쟁의 대상이 되는 국가의 정책의 범위가 오직 “자유무역협정의 중요한 위반 사항에만 국한되므로 정부의 정책 전체가 외국 투자자의 부당한 간섭의 대상이 될 위험이 있다는 것은 기우라고 정부는 주장한다. 이도 현실과는 거리가 먼 파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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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기빈/국제정치경제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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