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호] 동시대 논점 1_집시법, 그 본원적 폭력

한상희 / 건국대 법대 교수

1. ‘비폭력’이라는 신화

정치철학자 한나 아렌트에 의하면 폭력의 반대는 비폭력이 아니다. 폭력의 대항점에 존재하는 것은 권력이다. 폭력은 어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 반면 권력은 ‘폭력의 조직화’가 아니라, 정치공동체 속에서의 공동행동으로부터 나온다. 자발적 토론에 의한 상호적 동의와 지지, 그에 터 잡은 공동의 행동이 권력의 원천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사람들의 활성화된 삶에 기반을 두는 권력은 폭력에 의존하지 않고서도 스스로 정당하다.

이에 폭력을 사용하는 권력은 더 이상 권력이 되지 못한다. 어떤 권력이 폭력을 사용하는 것은 폭력이 정당하기 때문이 아니라 그 권력 자체가 정당성을 상실하고 있음을 은폐·엄폐하고자 하는 의도에서이다. 자신의 손아귀로부터 자꾸만 빠져나가는 권력을 필사적으로 만회하기 위하여 폭력을 사용하는 것이다. 이 경우 진정한 권력은 그 폭력에 대항하는 사람들이 가지게 된다.

정기구독 : 1년 27,000원 (낱권 정가 15,000원)
과월호 판매 : 낱권 1만원
구독문의 : 참여사회연구소, ☎ 02-764-9581
하나은행 : ***-******-***** 예금주 – 참여사회연구소 시민과세계

정부지원금 0%, 회원의 회비로 운영됩니다

참여연대 후원/회원가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