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희망본부 주거 2024-08-29   5226

[논평] 서민 주거 안정에 역행한 뉴스테이 되풀이할 셈인가?  

기업형 민간임대사업자 각종 규제 완화와 세제혜택 제공 

임차인 주거안정, 부동산 시장 안정 효과 기대하기 어려워 

전세대출·전세보증 강화, 임대차 제도 개선 우선해야

어제(8/28) 정부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새로운 임대주택 공급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민간임대시장의 과도한 규제로 인해 주거서비스의 질이 저하되고 임대차 시장의 불안이 야기되었다며, 리츠 등 법인이 대규모로 장기간 임대주택을 제공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고, 도시계획·세제·금융·부지 등 혜택을 대폭 늘리겠다고 밝혔다. 과거 박근혜 정부가 중산층의 주거 불안을 해소하겠다며 발표한 뉴스테이(기업형 민간임대) 제도에 임대기간을 늘리고 유형을 다양화했다. 뉴스테이는 민간 건설사에게 토지·금융·세제 등 각종 혜택을 제공함에도 불구하고, 임대료가 높고 공공성이 낮은 문제가 제기되어 문재인 정부에서 최초 임대료를 규제(일반 시세 95%, 특별 시세 70~75% 이하)하고 입주 자격 제한을 둔 공공지원임대주택으로 전환한 바 있다. 그런데도 종부세·양도세 등의 혜택에 비해 임대료가 너무 높다는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 공공지원민간임대보다 더 후퇴한 뉴스테이 정책을 다시 꺼내 들고 나온 윤석열 정부를 규탄한다. 참여연대는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해 임대주택 등록을 의무화하고, 임대사업자 의무에 비해 과다한 혜택을 축소하는 한편 지자체의 관리·감독 강화하는 등 종합적인 제도 개선 방안 마련을 촉구한다. 

정부는 신유형 장기민간임대주택은 기업이 사업모델(자율형·준자율형·지원형)을 선택할 수 있도록 다양화하고, 사업모델별 공적의무와 인센티브를 차등화했다고 설명했다. 자율형은 임대보증 가입과 임대차계약 신고 외 아무런 규제를 받지 않는다. 사실상 주택임대차보호법만 적용받는다. 그런데도 용적률, 건축물 용도, 주차장 확보 등 건축 규제 완화, 취득세·종부세·법인세 세제혜택, PF보증 지원 등의 혜택을 제공받는다. 정부가 왜 이런 임대사업자를 지원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렇게 할 경우 개인들이 개인 또는 법인 명의로 가지고 있는 월세 임대주택들도 대거 자율형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아무런 공익성이 없는 민간의 임대주택에 퍼주기식 지원을 하는 것이다. 또 시장에서 임무임대기간 20년을 지킬 임대사업자가 있을지 의문이다. 전월세 임대사업자들끼리 계속 매각해서 20년을 채우면 그만인 것이어서 이런 유형의 신설 자체가 무의미하다. 준자율형은 초기임대료 제한이 없기 때문에 임대료가 천정부지로 치솟을 가능성이 높다. 원하는대로 임대료를 받는 임대사업자에게 저리 기금융자와 지방세 감면 혜택을 제공할 이유가 없다. 기금은 청약저축, 국민주택채권 등으로 조달되었기 때문에, 기금 융자는 임대료가 저렴하고 계약 갱신권이 보장되는 주택에 지원해야 한다. 지원형은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에서 적용한 소득기준을 빼고 무주택자 우선 공급 요건만 살려뒀고, 청년, 신혼부부, 고령자에게 주변 시세의 70~75%이하로 공급하는 특별공급 제도도 사라졌다. 그런데 공공택지를 조성원가와 감정가의 평균가로 구입하고, 국공유지 수의계약으로 50년임대로 공급받는다. 공공임대주택에 상응하는 혜택이다. 

정부는 “고액전세에서 벗어나 월세 형태의 임대주택시장을 형성”함으로써 장기거주, 보증금 반환, 주거 선택권을 확대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고액 전세 대신 고액 월세’로 안정된 거주를 보장하겠다는 억지 주장이다. 임대사업자가 월세를 높이면 계약갱신요구권이 있다고 하더라도 임차인은 계속 거주할 수 없다. 게다가 자율형은 민간임대주택법에 따른 의무임대기간 동안의 임차인의 재계약 요구 권한도 없애는 유형이다. 따라서 임차인의 주거 안정을 전혀 꾀할 수 없는 정책이다. 2015년 국정감사에서 뉴스테이의 높은 임대료가 지적된 바 있다. 또 보증금반환보증이 의무화되었지만, 실제 보증가입률은 매우 낮다. 참여연대가  감사청구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서울강서구 등 3개구의 민간임대주택의 임대보증 미 가입률(‘21~23년)이 73.6%에 달하는데, 과태료 부과, 등록 취소 등의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임대사업자에게 보증 미가입에 대한 제재 처분도 하지 않으면서 신유형 장기민간임대주택을 도입하면 보증금 반환이 강화될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법률로 지방자치단체의 임대사업자 관리감독 책임을 강화하고 일선 시군구의 임대사업자 담당 인력을 확충하고 정부는 지방자치단체들에 임대사업자 감독을 개선하기 위한 예산을 지원해야 한다. 

임대사업자에게 부여하는 세제 등 혜택은 임차인이 받는 혜택, 즉 임대인의 의무에 비례해야 형평성이 유지될 수 있다. 시세 기준이 아니라 주거비가 임차인의 소득으로 부담가능한 수준으로 임대료를 책정할 때, 시세보다 낮은 임대료 손실에 상응하는 세제 등 혜택이 있어야 한다. 그 이외의 공공적 성격이 없는 민간 전월세 사업에 대한 세제 지원, 기금 지원은 납세자들의 입장에서 받아들이기 어렵다. 또한 보증금 미반환 위험을 결국 국민 부담으로 충당하게 될 공적 보증에만 기대지 말고 임대사업자의 준비금으로 감당할 수 있는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 전세사기와 깡통전세 피해가 커지게 한 전세대출과 보증 규제를 강화하고, 매매가격에 육박하는 전세계약이 이뤄지지 않도록 임대차 제도를 개선하는 게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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