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 기간(6개월) 짧고 신통기획 해제 구역 제외, 한계 명확
온냉탕·핀셋 규제 방식으로는 투기 규제·주택 가격 안정 어려워
어제(3/19) 정부는 관계 부처 합동으로 「부동산 관계기관 회의」 를 열어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 을 발표했다. 서울시가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해제한 지 한 달 만에 집값이 급등하고 갭투기가 증가하자, 정부가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지정(강남3구+용산 아파트), △시장 과열 시 규제지역 추가 지정, △가계대출 관리 강화, △주택 공급 확대(신축 약정 매입, 지방 미분양 아파트 매입 등) 등의 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정부와 서울시가 기존보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확대 재지정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그러나 토지거래허가 대상이 강남3구와 용산구 아파트로 한정되고, 다른 주거지나 상가용지 등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 기간이 6개월로 짧아 투기세력이 다시 고개를 들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한계가 명확하다. 한국은행이 올해 두 차례 금리 인하를 예고한 상황에서 투기의 불씨가 여전히 남아 있다. 그럼에도 정부는 여전히 ‘추이를 지켜보며 대응하겠다’는 안일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지금 투기 규제를 강화하지 않으면 윤석열 정부와 오세훈 시장이 무분별하게 추진한 규제 완화가 더 큰 후폭풍을 불러올 가능성이 높다. 집값이 오르면 뒤늦게 핀셋 규제를 하고, 가격이 하락하면 다시 규제를 푸는 방식으로는 집값도, 투기도 제대로 잡을 수 없다. 이에 참여연대는 정부가 주택 가격 안정과 투기 규제를 위해 무분별하게 완화한 세제·금융·공급 정책을 복원하고,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토지거래허가구역이 해제되면, 투기가 횡행하거나 집값이 상승한다는 우려가 제기되는데도 불구하고, 지난해 하반기부터 주택 거래량이 감소하고 가격이 하향 안정화 추세라며 지난 2월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를 강행했다. 불과 나흘 전(3/16)까지만 해도 서울시는 설명 자료를 통해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이후 상승과 하락 거래가 혼재하고 있다고 발표하며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로 인한 부작용을 일축했다. 그러나 한국은행의 우려 발표와 강남 3구를 비롯한 서울의 아파트 가격 급등세가 확산될 조짐을 보이면서 비판 여론이 들끓자, 결국 다급하게 허가구역을 재지정하기에 이르렀다. 이미 지난 해 가을부터 한국은행이 단계적으로 기준 금리 인하를 시작하면서 금리 하락으로 가계부채 급증 우려가 커지는 상황과 규제 완화 조치가 투기를 초래한 과거의 사례를 간과한 채 성급히 추진된 이번 해제 조치는, 오세훈 시장이 서울 주택 시장을 부양해 대권 도전에 활용하려 했다는 비판을 받을 만한 무책임한 결정이었다.
오세훈 시장은 토지거래허가제가 반시장적 규제라고 주장하지만, 이 제도는 부동산 투기를 억제하고, 국토의 균형 발전과 실수요자 중심의 거래를 유도하기 위한 정책이다. 헌법재판소 역시 토지거래허가제가 토지의 공공성에 부합하는 재산권 제한에 해당하며,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지 않아 합헌이라고 결정한 바 있다. 즉, 부동산 투기를 방지하는 중요한 장치 중 하나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서울시는 국제교류복합지구 인근 4개 동(송파구 잠실동, 강남구 삼성·대치·청담)의 아파트 291곳과 신속통합기획 재개발·재건축 사업지 6곳을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해제했다. 나아가, 정비구역 지정 후 조합설립인가까지 완료된 곳을 대상으로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해제하며, 2027년까지 총 59곳을 순차적으로 해제하겠다는 방침도 발표했다. 그러나 이번 재지정에서는 강남3구와 용산구 아파트만 포함한 반면, 투기 세력 유입이 문제가 되는 6곳의 재개발 구역은 제외되었다. 이는 앞으로 정비사업에서 조합설립인가 이후에는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제외될 것이라는 잘못된 신호를 투기 세력에게 줄 수 있다.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경우, 아파트 입주권은 관리처분인가 이후부터 소유권 등기까지 전매가 불가능하지만, 관리처분인가 전까지는 거래가 가능하다. 따라서 투기를 막기 위해서는 관리처분인가 전까지 토지거래허가제로 지정해야 한다. 또한, 토지거래허가제는 핀셋 규제 방식보다는 토지와 주택에 대해 광역·보편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최근 서울·수도권 집값 폭등은 토지거래허가제 해제뿐만 아니라 윤석열 정부가 추진한 금융·세제·공급 정책 등 무분별한 규제 완화의 영향도 적지 않다. 정부가 아무런 대안 없이 투기 억제 장치를 없앤 것이 근본적인 문제다. 예를 들어 ‘똘똘한 한 채’ 현상의 경우, 공시가격 현실화율 동결, 공정시장가액 비율 인하 등으로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세 부담이 크게 줄어 투기 세력에게 유리한 환경을 조성되었다. 도대체 언제까지 갭투기와 가격 상승이 발생하면 규제하고, 가격이 하락하면 해제하는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정책을 반복할 것인가. 주택 가격 안정을 위해서는 △대출 규제 강화, △보유세 인상, △실거주 요건 강화 등 주택 실수요자 보호와 투기 억제라는 주택 정책의 기본 원칙을 확립하고 일관되게 유지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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