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희망본부 주거 2025-10-23   49936

[논평] 공직자 부동산 논란, 투기 억제·집값 안정 위한 구조적 대책으로 답해야

부동산 안정 위한 ‘구조개혁’으로 정책의 공정성과 신뢰 회복해야
투기 억제·세제 정상화·공직윤리 강화, 종합적 접근 필요

오늘(10/23) 이상경 국토교통부 1차관이 부동산 ‘갭투기’ 논란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실거주 목적으로 배우자가 아파트를 매입한 것이나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이번 논란은 개인의 해명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 이재명 정부가 ‘10·15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지 불과 몇 주 사이, 정책의 공정성과 신뢰를 흔드는 고위 공직자들의 부동산 거래 실태가 잇따라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정책을 설계하고 집행하는 경제부처 핵심 인사들과 금융당국,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들이 고가 주택을 다수 보유하거나 전세를 낀 매입, 가족 간 증여 등으로 자산 이익을 거둔 사실이 확인되면서 국민적 실망과 분노가 커지고 정책의 신뢰를 흔들고 있다. 주거 불안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정책 책임자들이 되레 투기 구조의 내부자로 드러난 것이다.

이상경 차관은 지난해 배우자가 성남시 분당구 아파트를 약 33억 원에 매입할 때 전세보증금을 끼고 거래한 사실이 확인돼 ‘갭투자’ 의혹이 제기됐다. 최근 한 유튜브 채널에서 “집값이 떨어지면 사라”는 발언과 달리, 과거 이 차관 본인의 거래 방식이 전략적 투자 행태로 비춰지며 비판이 커졌다. 구윤철 경제부총리는 배우자 명의로 서울 강남구 재건축 아파트를 보유해 수십억 원의 시세차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고, 대출 규제를 총괄하는 이억원 금융위원장 역시 같은 단지를 전세와 대출을 끼고 매수해 막대한 자산 이익을 얻은 것으로 드러났다. 규제 책임자들이 실수요가 아닌 투자성 거래로 시세차익을 얻었다는 점에서 정책의 설득력을 스스로 약화시킨 셈이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자녀에게 서울 영등포구 아파트 전세금 6억5000만 원을 전액 지원해 증여세 미납 논란에 휩싸였다. “증여가 아닌 저리 대여”라는 해명도 석연치 않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도 강남 지역에 두 채의 아파트를 보유한 다주택자로, 고위공직자의 다주택 보유는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 과거 발언과 입장을 상기하고 조속히 다주택 문제를 해소해야 할 것이다.

이처럼 경제부처와 금융당국, 대통령실의 핵심 인사들이 고가 부동산을 통해 자산 이익을 누리면서도 정작 대출 규제와 갭투기 억제의 대상에서 스스로를 비껴간 현실은 정책의 공정성과 신뢰를 근본적으로 흔든다. 대출·갭투기·세제 등 투기 억제를 위한 각종 규제의 강화는 불가피하지만, 정책 설계자들이 스스로 그 규제를 우회하거나 예외적 지위를 활용한다면 제도의 정당성은 설 자리를 잃는다. 투기 억제가 ‘남에게만 엄격한 규율’이라는 인식이 확산된다면 정부의 어떤 대책도 시장의 신뢰를 얻기 어렵지 않겠나. 정책의 방향이 아무리 옳더라도, 정책 결정권자들의 행태가 국민의 눈높이와 괴리된다면 정책은 신뢰를 얻을 수 없다.

지금의 논란은 투기성 자산 보유를 통해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게 한 제도적 허점과 불공정한 규제 구조의 결과다. 고가·다주택 보유가 가능했던 것은 세제와 대출 제도가 투기 목적의 자산 축적을 실질적으로 제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윤석열 정부의 무분별한 감세로 무너진 투기 억제 장치가 복원되지 않고 있는데도 이재명 정부 또한 “세제는 가급적 건드리지 않겠다”는 태도로 근본 대책을 미루고 있다. 이재명 정부는 특정 지역의 투기 수요를 잡겠다는 일시적이고 국지적 미봉책에 그치지 말고, 이번 논란을 딛고 투기 억제와 집값 안정화라는 근본 목표에 걸맞은 구조적 대책과 제도 개혁을 이루어야 한다.

특정 지역에 국한된 토지거래허가제나 규제지역 지정만으로는 투기를 막을 수 없기 때문에, ▲전세대출과 주택담보대출 등 부동산 대출 규제를 실질적으로 강화하고, ▲실거주 요건 강화와 종합부동산세·양도세·취득세 감면의 정상화를 통해 고가·다주택 보유의 투기 유인을 차단하며, ▲‘똘똘한 한 채’ 쏠림 완화와 갭투기 과세 강화 등 제도 전반의 실효성과 공정성을 높이는 대책이 뒤따라야 한다. 지금 시급한 것은 투기 억제, 집값 안정, 세제 정상화, 공직윤리 강화 등이 조화를 이루는 종합적 부동산 정책이다. 공정성과 일관성을 잃은 부동산 대책으로 시장을 안정시키기 어렵다는 점을 명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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