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특별법 개정안 즉각 처리 촉구 기자회견
일시·장소 : 2026. 2. 25. (수) 11:00, 국회 정문 앞
전세사기 피해자와 시민사회는 오늘(2/25) 오전 11시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전세사기특별법 개정을 촉구했습니다. 기자회견은 다가오는 2월 28일 전세사기로 인해 첫번째로 희생된 피해자의 3주기를 추모하는 자리이기도 했습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특별법에 보완이 필요한 내용으로 ▲최소보장 방안 도입, ▲피해자 인정 요건 완화, ▲신탁사기 피해자와 다세대 공동담보 피해 구제를 위한 배드뱅크 도입, ▲임대인 동의 없는 피해주택 시설 관리 방안 마련 등을 제시하며, 조속한 특별법 개정안 처리를 요구했습니다.
안상미 미추홀구 전세사기대책위 위원장은 3년 전 미추홀구에서 네명의 희생이 있었음을 기억하며, “먼저보낸 그친구들의 죽음이 헛되지않도록 이 자리에 또 섰다”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현행 전세사기 특별법은 피해를 회복하지 못한 사람들이 여전히 존재하는 “복불복의 특별법”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주거 안전망 구축은 정파의 문제가 아닌 국가의 기본 책무”라며 정부와 국회에 전세사기특별법 즉각 개졍과 예방대책 마련을 요구했습니다.
이철빈 전세사기 전국대책위 공동위원장은 “특별법이 만들어지고, 정부는 바뀌었지만, 현장의 피해자들은 여전히 억대의 대출 상환 압박과 강제 퇴거의 공포, 무너지는 건물 속에서 매일같이 죽음의 위협을 느끼고 있다”며, “보증금의 최소 50%는 회수할 수 있는 ‘최소보장 방안’”이 전세사기특별법에 도입되어야한다고 호소했습니다. 또한 “지방선거가 다가올수록 법안 심의는 뒷전으로 밀려날 것”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피해자들의 죽음을 멈출 수 있는 시간은 바로 지금뿐”이라며, 빠른 특별법 개정을 촉구했습니다.
정태운 대구 전세사기대책위 위원장은 대구 전세사기 일일상담소에 최근 접수된 사례를 소개하며, 청년들이 “현실과 동떨어진 까다로운 요건의 문턱을 넘지 못해 무려 네 번이나 피해자 결정에서 탈락”하며, “국가의 철저한 외면 속에서 파산과 회생이라는 무거운 짐을 지고 벼랑 끝에 서” 있다고 증언했습니다. 따라서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 지연은 “피해자들에게 가해지는 또 다른 폭력이자 잔인한 방관”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박효주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간사는 “국토교통부는 LH의 피해주택 매입으로 피해 구제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배당금과 경매차익금 지급까지 완료된 사례는 777호, 6.5%에 불과”하고, 여전히 제도의 사각지대가 넓어 특별법 개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현재 특별법 개정안이 국회 국토교통위 법안심사소위에 회부되어있으나 “소위원회가 열리지 않아 단 한 차례도 법안 논의가 이뤄지지 못했”다는 점도 언급했습니다. 또한 같은 피해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전세사기의 구조적 원인인 무자본 갭투자와 깡통전세를 차단”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발언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전세사기로 인해 많은 세입자가 목숨을 잃은지 3년이 지났지만, “상황이 얼마나 달라졌는”지 물었습니다. “‘6개월마다 보완입법을 하겠다’던 대국민 약속은 한번도 제 때 지켜진 적이 없”으며, 국민주권정부조차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전세사기 피해자 선구제 방안 검토를 지시”했지만 “아무것도 바뀌는 게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국회와 정부는 선구제-후회수 최소보장 방안을 기다린 수많은 피해자들의 절규에 지금 당장 응답해야 한다”며 “더 이상 죽음을 생각하는 전세사기 피해자가 없도록 지금 당장 전세사기특별법 개정에 나설 것을 촉구”했습니다.
[기자회견문]
불의한 죽음을 막는 정치, 지금 당장 응답하라!
“전세사기, 당신의 잘못이 아닙니다!” 아무리 외쳐도 붙잡지 못했다. 2023년 2월 28일, 전세사기로 힘겨워하던 피해자는 세상을 떠났다. 그는 ‘정부 대책이 굉장히 실망스럽고 더는 버티기 힘들다. 저의 이런 결정으로 이 문제를 꼭 해결했으면 좋겠다.’는 유서를 남겼다.
상황은 얼마나 달라졌는가? 첫번째 희생자가 발생한 이후로 아무런 대책이 없는 사이 23년 봄에만 6명이 추가로 세상을 떠났고, 지금까지 세상을 떠난 피해자는 10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돌아가신 분들과 비슷한 고통을 겪으며 하루를 겨우 버티는 피해자는 공식적으로 3만 6천명을 넘어섰다.
그동안 전세사기특별법이 제정되고, 두차례 개정되며 일부 진전이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피해자 인정의 문턱은 높고, 지원대상에서 배제되는 사각지대 피해자는 넘쳐나며, 갖은 고생 끝에 회복한 금액의 편차는 크게 벌어졌다. 최초 입법 당시 ‘6개월마다 보완입법을 하겠다’던 대국민 약속은 한번도 제때 지켜진 적이 없다.
우리는 희망고문을 당하고 있다. ‘선구제 후회수는 혈세낭비이자 포퓰리즘이고, 전세사기는 덜렁덜렁 계약한 피해자 탓’이라던 윤석열 정부가 파면되자 기대했다. 국민주권정부의 이재명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이던 시절, 선구제-후회수를 반영한 특별법을 당론으로 추진했기에 희망을 품었다. 새 정부의 국토부장관이 최소보장 방안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집권여당 의원도 의지가 있어 응원했다. 심지어 작년 12월에는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전세사기 피해자 선구제 방안 검토를 지시했다. 그런데, 왜 아무것도 바뀌는게 없는가.
국회와 정부는 선구제-후회수 최소보장 방안을 기다린 수많은 피해자들의 절규에 지금 당장 응답해야 한다.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 셈법에만 매몰될 것이 아니라, 국민의 일상을 지키는 정치의 본분에 충실해야 한다. 더 이상 죽음을 생각하는 전세사기 피해자가 없도록 지금 당장 전세사기특별법 개정에 나설 것을 촉구하며, 우리의 요구사항을 다시한번 외친다.
첫째, 최소보장 방안 즉각 도입하라. 피해자가 보증금의 50%는 반드시 회수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어야 피해자가 살아갈 수 있다. 경매배당금, LH 경매차익, 기 지원한 공공임대 주거비 지원을 합해도 보증금의 50%가 되지 않으면 나머지 금액은 재정으로 지원하라.
둘째, 피해자 불인정 문제 개선하라. 임대인의 사기의도를 입증하라는 것은 애초부터 무리가 많은 요건이었다. 게다가, 2024년 10월부터 임대인이 사기 혐의로 검찰에 송치되어야 피해자로 인정하는 등 피해자 인정심의가 강화되자, 문턱에 걸려넘어지는 피해자가 너무 많다. 경찰의 수사개시만으로 피해자로 인정하거나, 요건을 아예 삭제하는 등의 개선안을 마련하라.
셋째, 신탁사기와 다세대 공동담보 피해주택 등 악성 권리관계 해소를 위한 배드뱅크 도입하라. 법적 권리가 복잡해 LH 매입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피해자가 수천명이 존재한다. 캠코 등 전문기관이 주도해 선순위 근저당 채권을 매입하는 등 권리관계를 조정해 LH의 피해주택 매입을 지원하고, 피해자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촉구한다.
넷째, 사각지대 피해자 대상 차별없는 지원대책을 제공하라. 주택도시기금법 상 지원이 어려운 면적초과 주택 거주자, 청약으로 인한 일시적 1주택자, 신용대출로 전세대출을 상환한 피해자, 외국인 피해자 등은 거의 아무런 지원을 받지 못한다. 대안으로 금융권의 상생기금을 출연하여 피해자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금융권은 2020년-2025년 6년간 연평균 4.8조원, 총 29.3조원의 전세대출 이자수익을 올렸는데, 허술한 전세대출 심사로 전세사기를 방조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금융권이 기금을 출연하여 사회적 책임에 앞장설 수 있도록 정부와 국회가 논의를 이끌어야 한다.
다섯째, 지자체의 피해주택 시설관리 실효성을 강화하라. 피해주택의 하자, 단전/단수, 소방시설과 승강기 방치는 거주자의 생존을 위협하는 안전 문제이다. 이에 대해 지자체가 강제로 개입하여 관리할 수 있도록 특별법에 실효성을 강화해야 한다.
전세사기는 어제의 수고와 오늘의 일상과 내일의 희망을 빼앗는 경제적 살인이고, 전국 수만명의 피해자가 경험하는 사회적 재난이다. 더 이상 집이 사람을 찌르는 흉기가 되지 않고, 안락한 쉼터가 될 수 있도록 국가가 나서야 한다. 그 출발점은 한없이 지연되는 전세사기특별법 개정 작업을 최대한 신속하게 처리하는 것이다. 정치가 첫번째 희생자의 유지를 명심할 것을 촉구한다.
2026년 2월 25일
첫번째 전세사기 희생자의 3주기, 전세사기특별법 개정촉구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
기자회견 개요
- 제목 : 전세사기특별법 개정안 즉각 처리 촉구 기자회견 – 전세사기 첫번째 희생자 3주기, 국회는 피해자의 절망을 기억하라
- 일시 장소 : 2026. 2. 25. (수) 11:00, 국회 정문 앞
- 주최 :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 전세사기·깡통전세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사회대책위원회
- 프로그램
- 사회 : 서동규 민달팽이유니온 위원장
- 발언1 : 안상미 미추홀구 전세사기대책위 위원장
- 발언2 : 이철빈 전세사기 전국대책위 공동위원장
- 발언3 : 정태운 대구 전세사기대책위 위원장
- 발언4 : 박효주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간사
발언문
안상미 미추홀구 전세사기대책위 위원장
미추홀구 전세사기피해 대책위 위원장이자 전국공동위원장 안상미입니다.
어느덧 미추홀구에서 첫 번째 희생자가 나온지 3주기라네요 연이어 3명의 희생이 더 있었습니다. 안타깝게 먼저보낸 그 친구들을 생각하면 지금도 너무 아프기에 되새기고 싶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먼저보낸 그친구들의 죽음이 헛되지않도록 저는 이 자리에 또 섰습니다.
모두 청년이었습니다. 열심히 살아오던 과거가 부정당하고 앞으로 10년, 20년 미래의 청춘을 모두 바쳐 빚을 갚아야 한다는 현실에 절망한 우리의 젊은 이웃들이었습니다. 그 외에도 전국에서 여러명의 희생자가 나왔으며 죽음이 알려지지않은 희생자들도 너무 많았습니다.
그러나 3년이 지난지금도 또 다른 극단적피해자가 발생할수 있는 여건은 사라지지않았습니다. 특별법이 나와서 보증금을 회수하는 사례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여전히 존재하는 복불복의 특별법이기 때문입니다
정권이 바뀌었으니 작년 12월 안에는 특별법이 개정되어 사각지대를 최소화 할수있으리라 기대했습니다. 용산 대통령실앞에서 호소를 하고 대통령이 직접 화답을 하시기에 또 기대했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아직도! 민생의 대표격인!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이 통과되지 못하고 있고, 국정기획위원회에서 발표했던 최우선변제금,소액임차인에 관한 법안은 아직 논의일정이나 계획조차 없다합니다.
도대체 민주당 의원님들 뭐하십니까 민주당에서도 인정한 사회재난입니다. 경매가 종료된후에는 필요없는, 시기가 중요한 법안들입니다. 골든타임이 지나고 있습니다. 사각지대 피해자를 한명이라도 더 줄이려면 빨리 서둘러야합니다. 민생정당이라면서요! 민생이 여기있습니다. 일하시라고 국민들이 민주당을 다수당으로 만들어주지않았습니까.
그리고 국민의힘 의원님들! 민생을 논하시려거든 이 전세사기부터 챙기십시오 보증금 전액을 보장해달라는 것 아니었고 회복율이 너무 낮은피해자 최소보장으로 주거안전을 도와달라는것입니다. 한명한명 피해자 모두가 소중한 인생들이기에 사각지대로 제외되는 피해자 없도록 만들어 달라는것입니다.
주거 안전망 구축은 정파의 문제가 아닌 국가의 기본 책무입니다. 의원님들이야말로 국민들의 세금 혈세로 드리는 월급이 아깝지않도록 그만 싸우고 일좀 하십시요
연일 대통령님의 부동산정책에 관한 이슈가 뜨겁습니다. 전세사기는 무엇보다 깡통주택이 되지않도록 하는 가격안정이 예방책의 핵심입니다. 그러나 그동안 정부의 “좀더 알려줄게”식의 미봉책일 뿐인 예방책은 한심스러웠습니다. 그런데 연일 기득권들의 근거없는 주장에 온라인으로 굳은의지를 보이시며 부동산의 병폐를 바로잡으려는 이재명 대통령의 행보에 이제는 부동산 안정을 기대할수 있게 되어 감사합니다. 그러나 한편 이렇게 정치가,제도가 할 수 있는일이었다는 것을 보면서 깡통전세환경에서 제도적 결함으로 생겨난 전세사기는 사회적 재난임을 다시한번 되새기게 됩니다.
정부와 국회에 피해자로서 감히 경고합니다. 아직 끝나지않은 전세사기 사회재난을 제대로 구제하고 제대로 예방하십시오. 정치가 할 수 있는 일을 하지 않아 생기는 죽음은 명백한 인재(人災)입니다. 더 이상의 희생을 막기 위해 지금 당장 일하십시오.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 즉각 통과시키십시오 이제는 의원님들 책임입니다.
- 이철빈 전세사기 전국대책위 공동위원장
안녕하십니까,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 공동위원장 이철빈입니다.
오늘 저는 무력함과 슬픔을 억누르며 이 자리에 섰습니다. 다가오는 2월 28일은 인천 미추홀구에서 첫 번째 전세사기 희생자가 발생한 지 3주기가 되는 날입니다. 3년이라는 긴 시간이 흘렀지만, 과연 무엇이 변했습니까? 그날 이후 10명이 넘는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소중한 생명을 빼앗겼습니다. 특별법이 만들어지고, 정부는 바뀌었지만, 현장의 피해자들은 여전히 억대의 대출 상환 압박과 강제 퇴거의 공포, 무너지는 건물 속에서 매일같이 죽음의 위협을 느끼고 있습니다.
피해자들의 처지는 별로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정부가 약속한 대책마저 현장에서는 무용지물이 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LH 피해주택 매입을 통해 피해자를 구제하겠다고 큰소리쳤지만, 현실은 어떻습니까? 2월 23일자 한겨레신문 보도에 따르면 불법 건축물이라는 이유로 매입이 거절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그뿐입니까? LH가 피해주택을 매입하겠다는 소식을 듣고 몰려온 경매꾼들이 방어입찰을 남발하면서 피해자에게 지원되는 경매차익이 줄어들고, 이사갈 돈이 없어 피해주택에 강제거주하는 사례가 늘어납니다.
죽음의 위협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입니다. 피해자로 인정받는 문턱은 여전히 높고, 전 재산과 다름없는 보증금을 한 푼도 건지지 못한 채 거리로 쫓겨날 위기에 처한 피해자들이 부지기수입니다. 우리는 수년째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살고 싶다고 절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와 국회의 대처는 너무나 느리고 무책임합니다.
작년 12월, 이재명 대통령님은 국토부 업무보고에서 ‘선구제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하셨습니다. 하지만 그 지시가 내려진 지도 벌써 두 달이 지났습니다. 국회와 정부는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정부에서는 피해자의 요구에 공감한다고 립서비스를 하지만, 구체적인 대책이 언제 나올지 제시하지 못합니다. 공감 그만하고, 대책을 발표하십시오! 국회는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집권여당인 민주당은 대통령님의 선구제 방안을 담은 특별법 개정안을 발의조차 하지 않고, 상임위인 국토교통위는 법안심의를 3달 넘도록 하지 않습니다. 뭘 해야할지 몰라서 그러는 것이라면, 저희가 다시 알려드리겠습니다.
우리의 요구는 명확합니다. 첫째, 어떤 피해자라도 보증금의 최소 50%는 회수할 수 있는 ‘최소보장 방안’을 마련하십시오. 이것은 단순한 금전 지원이 아니라, 국가가 사회적 재난으로부터 국민의 생명을 지키겠다는 최소한의 약속입니다. 둘째, 최소보장 금액은 피해자에게 선지급하여 조속한 일상회복을 서둘러야 합니다. 셋째, 사각지대 피해자에 대한 대책을 수립해야 합니다. 신탁사기, 공동담보 피해자 등 LH가 매입하기 어려운 권리관계의 피해자, 외국인 피해자, 피해자 인정을 못받은 피해자에 대한 확실한 지원책을 마련하십시오. 이외에도 임대인 파산 시 피해자 보호방안 수립, 지자체의 피해주택 관리권한 강화 등 해야할 것이 너무 많습니다. 논의하기도 시간이 없는데, 왜 논의를 시작조차 안 하는 것입니까!
지방선거가 다가올수록 법안 심의는 더욱 뒷전으로 밀려날 것입니다. 선거 국면에 접어들면 피해자들의 목소리는 정치적 셈법에 묻히고 말 것입니다. 국회에서는 1분기가 지나기 전, 특별법 개정을 마무리하는 것만이 더 이상의 비극을 막는 길입니다.
첫 번째 희생자의 3주기를 맞이하며 다시 한번 경고합니다. 더 이상의 방치는 곧 살인입니다. 피해자들의 죽음을 멈출 수 있는 시간은 바로 지금뿐입니다. 지금 당장 피해자의 목소리를 듣고, 억울한 죽음을 멈출 수 있도록 특별법을 개정해주십시오. 이상입니다.
- 정태운 대구 전세사기대책위 위원장
다가오는 2월 28일은, 전세사기로 인해 참담하게 첫 이웃을 떠나보내야 했던 지 벌써 3주기가 되는 날입니다. 그리고 2024년 5월 1일, 대구에서 저와 함께 울고 웃으며 누구보다 치열하게 일상을 지켜내려 했던 소중한 동료마저 끝내 세상을 등졌습니다.
“나도 잘살고 싶었다.”, “빚으로만 살아갈 자신이 없다.” 그녀가 남긴 마지막 유서의 문구들이 아직도 제 가슴을 찢어놓습니다. 무책임한 제도, 느린 행정, 외면하는 정치가 만들어 낸 명백한 ‘사회적 타살’이었습니다. 차가운 현실 속에서 억울하게 눈을 감으신 모든 희생자분들의 명복을 빌며, 뼈아픈 마음으로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비극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특별법이 여러 차례 바뀌고 있다고는 하지만, 현장의 캄캄한 현실은 여전합니다.
저는 세입자안전네트워크 ‘꼼꼼’ 활동을 하며 매일같이 피해자들의 억울한 절규를 마주합니다. 얼마 전 대구에서 진행한 전세사기 일일상담소의 일이었습니다. 93년생의 한 젊은 여성분이 찾아오셨습니다. 현실과 동떨어진 까다로운 요건의 문턱을 넘지 못해 무려 네 번이나 피해자 결정에서 탈락하신 분이었습니다. 그 청년이 제 앞에서 왈칵 눈물을 쏟으며 내뱉은 한마디가 무엇인지 아십니까?
“저, 개인회생 하기 싫어요.”
잘못한 것 하나 없이, 그저 피땀 흘려 모은 보증금을 지키고 평범하게 살고 싶었던 청년입니다. 왜 이 청년이 국가의 철저한 외면 속에서 파산과 회생이라는 무거운 짐을 지고 벼랑 끝에 서야 합니까? 피해자 결정조차 받지 못한 수많은 사각지대의 세입자들은, 구제받을 길이 없다는 짙은 절망감 속에서 하루하루 ‘죽음’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며 위태롭게 버텨내고 있습니다. 이것이 진짜 현실입니다.
특별법 개정이 이토록 하염없이 늦어지면서, 피해자들은 더욱 지옥 같은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법 개정의 지연은 단순한 행정 절차의 늦어짐이 아닙니다. 그것은 현장의 피해자들에게 가해지는 또 다른 폭력이자 잔인한 방관입니다.
이재명 정부에 강력히 촉구합니다. 더 이상 단 한 명의 국민도 전세사기라는 거대한 사회적 재난 앞에 홀로 남겨져 극단적인 선택으로 내몰려서는 안 됩니다. 개인회생 말고는 답이 없다며 울부짖는 저 청년들의 절규에 이제는 국가가 응답해야 합니다. 사각지대에 놓인 피해자들을 단 한 명의 누락 없이 온전히 구제할 수 있도록, 하루빨리 전세사기 특별법을 개정해 주십시오.
우리 피해자들은 실질적인 구제 방안이 마련될 때까지, 빼앗긴 일상을 온전히 되찾을 때까지 결코 물러서지 않을 것입니다. 지금 당장, 법안 개정에 나서기를 강력히 요구합니다. 감사합니다.
- 박효주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간사
3년 전인 2023년 2월 28일, 국회에서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증언대회와 피해구제 방안 모색하는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그날 인천 미추홀구에서 경·공매 유예를 호소했던 20대 청년이 “정부의 대책이 실망스럽다, 더는 버티기 힘들다. 저의 이런 결정으로 이 문제를 꼭 해결했으면 좋겠다”는 유서를 남기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전세사기라는 사회적 재난으로 한 청년을 벼랑 끝으로 내몰았습니다. 그 이후에도 9명의 피해자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전세사기 문제는 아직 끝나지 않았고, 피해자들의 고통은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전세사기 피해 구제를 위한 전세사기특별법이 제·개정되었습니다. 국토교통부는 LH의 피해주택 매입으로 피해 구제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LH에 피해주택 매입을 신청한 11,866호 가운데 경매가 종료되고 법원 배당금과 경매차익금 지급까지 완료된 사례는 777호, 6.5%에 불과합니다. 여전히 많은 피해자들이 경매 절차와 불확실한 기다림 속에 놓여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제도의 사각지대입니다. LH의 매입 대상에서 제외되거나 경매 차익이 적은 피해자에 대한 최소 지원 방안이 필요합니다. 까다로운 요건 탓에 피해자로 인정 받지 못하거나, 2~3차례 신청 끝에 간신히 피해자로 인정받는 사례도 있습니다. 특별법 개정이 시급한 이유입니다.
이재명 정부에서는 전세사기 없는 사회를 약속했습니다. 지난해 12월 12일 이재명 대통령은 전세사기 피해 구제와 관련해 “공식적으로 약속한 것인데, 약속한 것은 지켜야죠”라고 발언했습니다. 그러나 두 달이 훌쩍 지난 지금까지 달라진 것은 없습니다. 피해자들의 요구를 담은 특별법 개정안이 2월 1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 회부되었지만, 소위원회가 열리지 않아 단 한 차례도 법안 논의가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거대 양당은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절박한 호소를 외면한 채 정쟁에만 몰두하고 있습니다. 그 사이 피해자들이 삶과 일상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근본적인 예방 대책이 부재하다는 점이 심각합니다. 전세사기의 구조적 원인인 무자본 갭투자와 깡통전세를 차단하지 않는 한, 또 다른 피해는 반복될 수 밖에 없습니다. 전세사기 없는 세상, 세입자들이 보증금을 안전하게 돌려받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할 것 입니다.
첫 번째 희생자의 3주기를 추모하며, 정부와 국회에 전세사기특별법의 조속한 개정을 촉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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