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타운 실패, 신통기획 낮은 실적, 매입임대 급감 등 정책 실패 망각했나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는 지난 6일과 7일 3년 내 85개 구역 8.5만호 착공, 공공주택 13만호 공급 등 주택 공급 공약을 발표했다. 오 후보는 박원순 시정 시기 정비구역 해제로 주택 공급이 끊겼다고 주장하며, 불필요한 규제와 중복 절차를 제거해 막힘없는 공급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2021년 보궐선거 이후 추진 중인 ‘신속통합기획’을 통해 규제 완화와 공급 확대를 이끌어 왔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집이 있든 없든, 보유하지도 팔지도 못하는 모두가 고통받는 ‘부동산 지옥”이라며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폭정을 끝내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오 후보는 2006년부터 2011년까지 서울시장을 지냈고 2021년 보궐선거 이후 현재까지 서울시장 직을 수행하고 있다. 약 10년에 걸쳐 서울시 주거 정책을 본인이 추진해왔음에도, 주거 정책 실패의 원인을 전임 시장과 현 정부에 돌리는 것은 무책임한 태도다. 더욱이 과거 뉴타운 사업은 과도한 지정과 주민 갈등 속에 실패로 귀결되었고, 그가 성과로 내세우는 신통기획 역시 실제 착공과 공급실적은 미미하다. 최근에는 매입임대주택 공급 실적까지 급감했다. 그럼에도 오 후보가 주거 정책 실패에 대한 성찰과 반성이 없이 규제 완화와 개발 중심 공약을 남발하는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다. 자신의 정책에서 무엇이 잘못되었고 개선할 것인지 아무런 설명이 없는 상태에서는 과거의 실패가 되풀이될 우려가 크고 10년의 서울시장 재임에도 주거 정책을 실패한 그의 이번 공약은 신뢰성과 설득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이에 주거권네트워크는 오 후보의 주거정책과 이번 공약의 문제점과 한계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첫째, 뉴타운 정비사업 실패에 대해 전임 시장 탓을 하는 것은 본인의 잘못을 깨닫지 못하고 하는 전형적인 남 탓이다. 이명박·오세훈 전 서울시장 재임 시기(2002. 7~ 2011.8), 두 전임시장의 주도로 서울시 전역에서 정비사업 추진 구역과 뉴타운 촉진 구역이 대거 지정되었다. 그러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부동산 경기 침체로 사업성과 사업성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조합원들의 부담이 증가했고, 원주민 축출과 갈등 문제가 심화됐다. 이에 따라 뉴타운 사업에 대한 반대 여론이 커졌고, 오 후보도 2008년 대시민 담화문을 통해 “뉴타운 추가 지정은 없다”고 발표했다. 이후 2011년에는 오 후보 본인이 “오랜 기간 재개발ㆍ재건축 정비예정구역으로 묶여 있는 곳은 해제해주고, 추진위 구성조차 안 된 곳은 물론이고 추진위가 꾸려진 경우에도 주민 의사에 따라 해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2012년 뉴타운 정비사업 지구의 약 33%가 수익성 악화와 주민들의 해제 동의로 사업지구에서 해제되었다. 즉, 뉴타운 정비구역 해제는 무리한 지정과 사업성 악화, 주민 의사에 따른 결과이지, 단순히 주택 공급을 가로막기 위한 전임 시장의 정책 때문이 아니었다.
둘째, 주택 규제 완화와 정비구역 지정 남발로는 서울시 주택 공급 문제를 풀기 어렵다. 오 후보는 과거에도 지금도 무분별한 정비구역 지정을 남발해 주민 갈등과 주택 가격 상승을 불러왔다. 신통기획과 각종 규제 완화 정책으로 정비사업 후보지가 대폭 확대됐지만, 상당수 지역은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으며 실제 사업은 진전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반면 개발 기대감으로 인한 투기와 집값 상승, 주민 간 갈등은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 특히 서울시는 지난해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해제했다가 집값이 급등하자 다시 규제를 강화하는 등 일관성 없는 행정을 보이기도 했다.
셋째, 오 후보의 시장 재임 기간의 공공임대주택 공급 실적을 보면, 그의 정책과 공약은 말만 앞설 뿐 공공주택 공급 확대 정책에 실행 의지가 있는지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오후보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공공주택 13만 호(공공임대 12.3만 호, 공공분양 0.65만 호) 공급 공약을 발표했다. 그런데 오 후보의 시장 재임 기간인 2024년 SH가 공급한 공공임대주택은 10,027호에 불과했고 그중 기존주택 매입임대가 3,075호로 30%나 된다. 같은 해 공공분양주택 공급은 없었다. 1년 동안 겨우 1만호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해놓고 5년 동안 12.3만호의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공약은 실현 가능성에 의구심이 든다. 특히 공공주도의 사업이라 공공임대주택 공급이 상대적으로 용이한 용산정비창 부지에는 공공임대주택을 고작 525호 공급하겠다고 하니 그 실행 의지가 더욱 의심스럽다.
넷째, 오 후보는 청년, 신혼부부, 장애인, 주거취약계층에게 필요한 매입임대주택을 제대로 공급하지 않았다. 오 후보 재임 이전 서울시는 2020년 이후 매년 5천호 이상 매입임대주택 공급 계획을 수립해 달성해 왔으나, 2022년도 16.5%, 23년도 41.2% 달성에 그쳤다. 계획 대비 실적 미달에 대한 비판이 잇따르자 서울시는 2024년도 매입임대주택 공급계획 자체를 1200호로 대폭 축소했다. 또한 2022년 반지하 참사 이후 반지하를 없애겠다고 공언했으나 지난 3년간 반지하주택 매입 호수는 790여 호에 그쳤으며, 반지하 주택 중 1/3은 최소한의 침수방지시설인 물막이판 조차 설치되지 않았다.
주택 공급의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서민들의 주거 안정이다. 오 후보 역시 2011년 “전면 철거로 생활터전을 잃거나 방황하는 시민이 없도록 서민 주거 안정에 만전을 기하겠다’’ 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번 발표에서 전면 철거로 생활터전을 잃게되는 다수의 세입자 등 원주민의 이주대책과 강제퇴거 문제를 해결할 대안 제시는 전혀 없다. 오 후보가 제시한 공급 숫자 만큼, 그 곳에 살고 있는 주민들이 쫓겨날 뿐이다. 이제라도 오 후보는 세입자 보호와 원주민 재정착 대책, 공공임대 확대, 투기 억제 및 개발이익 환수 방안 마련에 우선순위를 두어야 한다. 따라서 주거권네트워크는 오 후보의 무분별한 규제 완화 정책에 대해 반대와 우려를 표명하며, 주거 환경 개선이라는 목적에 충실하면서도 투기를 억제하고 개발이익을 적절하게 환수해 나가는 주거 공약을 제시할 것을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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