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에 부실 전세대출로 인한 HUG·HF 등 손실 책임 묻고 전세대출 심사 및 전세대출보증 발급 기준 강화해야
이번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 서울의 한 시중은행 영업점에서 압류된 주택, 감정평가서가 미비한 주택, 소득이 없는 차주 등을 대상으로 부실한 전세대출이 이뤄졌으며, 이로 인한 손실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보증사고로 이어졌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그동안 참여연대와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지속적으로 제기해 온 금융권의 부실한 전세대출 문제가 국정감사를 통해 검증된 셈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해당 금융기관이 부실 전세대출에 대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그에 따른 손실을 전부 HUG가 떠안게 되었다는 점이다.
금융당국이 지금까지 내놓은 대책은 전세대출 보증비율을 100%에서 90%로 축소하는 데 그쳤다. 수만 명의 전세사기 피해자가 발생하고 HUG와 한국주택금융공사(HF)가 수조 원 규모의 보증사고와 대위변제 부담을 떠안은 상황에서, 금융기관의 부실 대출을 방지하고 책임을 묻기에는 너무나 안일하고 무책임한 조치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전세대출 실태조사에 착수해 전세대출 심사 및 사후관리 실태를 점검하고, 전세대출 상품의 안전성을 강화해야 한다. 금융기관은 전세대출을 통해 상당한 이자 수익을 얻는 반면, 부실 대출로 발생한 손실은 보증기관에 전가되고 있다. 2024년 한 해 5대 시중은행의 전세대출 이자 수입이 5.6조 원에 달하는 만큼, 금융감독원은 부실 전세대출 금융기관에 손실 분담 등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
무분별한 전세대출은 전세사기 피해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어 왔다. 참여연대를 비롯한 시민사회와 전문가들도 전세대출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꾸준히 강조해 왔다. 현재 전세대출은 HUG와 HF가 보증을 제공하여 금융기관이 대출 위험 없이 이자 및 수수료 수입을 챙길 수 있다. 반면 HUG와 HF가 전세대출 위험을 떠안게 되어 대위변제액이 눈덩이처럼 커지는 구조다.
실제로 HUG가 2021년부터 2026년 9월까지 대위변제한 전세보증금이 18조원에 달하고, HF의 전세자금보증 사고율은 2022년 0.55%에서 2026년 7월 1.2%로 2배 가까이 높아지고 대위변제액은 2022년 3,053억원에서 2026년 7월 4,490억원으로 2.4배 증가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번 국토교통위원회와 정무위원회 국감에서 여야 의원들이 HUG와 HF의 전세보증금 대위변제액 증가와 재정 손실을 우려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처럼 공적 보증기관이 부실 전세대출의 손실을 부담하는 구조를 방치한다면, 보증기관의 재정 건전성 악화와 공적 부담의 확대를 막기 어렵다.
그동안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금융기관의 부실 전세대출 관련 민원을 지속적으로 제기해왔지만, 금융당국은 문제가 없다고 방관하며 제대로 된 실태조사를 하거나 제도 개선에 나서지 않았다. 감사원 역시 2023년 2월 참여연대가 청구한 ‘금융위와 금감원의 무분별한 전세대출’에 대한 공익감사청구에 대해 감사를 실시하지 않았다. 전세사기특별법이 제·개정되었음에도 전세사기 피해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피해 구제와 사후 지원만으로는 전세사기를 예방하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전세대출과 보증 제도의 구조적 개선이 시급하다.
참여연대는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금융당국이 전세대출 개선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구체적으로 △임대인의 보증금 상환능력 및 주택 권리관계 등 대출심사 강화, △전세대출보증 발급 기준 강화 및 전세대출 시 보증금반환보증 가입 의무화, △과잉 전세대출 및 보증 규모 축소, △원금 상환(임대인)과 이자 납부(임차인) 의무의 분리 등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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