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상은 기재부가 주도하는 ‘의료산업화위원회’와 다름 없어
어제(4/25) 대통령직속 자문기구인 ‘의료개혁특별위원회’(이하 ‘의료개혁특위’)가 첫 회의를 열었다. 윤석열 정부가 지난 2월 의대증원안과 더불어 4대 필수의료 패키지를 발표하며, 의료결핍을 해결하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기 위해 각종 과제 논의를 대통령직속위원회에서 지속한다고 밝힌 데 따른 조치이다. 하지만, 첫 회의에 참여한 위원 면면과 위원회 구성을 보면 정부 발표와 달리 실제로 위원회의 목적은 ‘의료개혁’이 아니라 의료산업화에 방점이 찍혀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선 노연홍 위원장은 현 제약바이오협회장으로 과거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비서관, 식약청장 등을 역임하면서 의료산업화에 앞장서 온 경력이 있다. 무엇보다 지역의료, 필수의료 활성화와 아무런 관련이 없고 전문성도 없다. 되레 제약, 바이오산업 활성화 전문가이다. 그 밖의 위원회 구성도 의료공급자 편중이 심하다. 의료공급자 10인, 가입자(수요자) 5인, 전문가 5인 구성이다. 하지만 보건의료 관련 위원회는 공급자, 가입자, 전문가를 1:1:1로 하는 게 상례다. 여기다 의료공급자 10인 중 3인이 병원협회를 대표하는 몫(병원, 중소병원, 국립대병원)이다. 문제는 이런 불비례성뿐 아니라 병원자본의 과도한 대표성이 대변하는 의료개혁특위의 성격 그 자체다. 추가로 근로자단체를 대표하는 1인조차 노동조합을 대표한다고 보기 어렵다. 오히려 들러리에 지나지 않는다. 전문가도 기재부 산하 한국개발연구원(KDI)이 포함되어 있는데, KDI는 영리병원과 의료산업화를 추진하는 정부산하기관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20명의 민간위원 중 상당수는 의료공급자, 병원자본, 의료산업화 대변인들이다.
또한 정부위원도 기재부, 교육부, 법무부, 행안부, 복지부, 금융위 6개 부처 장관이 참여한다고 하지만, 실제 예산편성과 기획을 전담하는 경제부총리인 기재부 장관이 참여하여 기재부가 주도하는 정부위원회일 수밖에 없다. 지난 10여 년 이상 기재부가 추진했으나, 의료민영화 논란 등으로 통과되지 못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의 경우에도, 기재부가 주도하는 ‘서비스산업선진화위원회’등을 설치해 의료 등의 산업발전을 위한 각종 규제완화 등을 추진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다시 말해 윤석열 정부의 ‘의료개혁특위’의 실체는 기재부가 주도하는 ‘의료산업화위원회’와 다름없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두 달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의사를 증원하고 의료개혁을 하겠다고 밝혀왔다. 하지만 막 출범한 ‘의료개혁특위’는 구성과 성원, 내용 모두 ‘의료산업화’를 위한 것으로 보인다. 지금 국민들에게 필요한 것은 보건의료산업선진화나 바이오헬스산업발전이 아니라, 의료결핍을 막는 것이다. 지역의료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병원산업발전이 아니라 일차의료와 연계된 통합돌봄이 활성화 되어야 한다. 윤 정부는 ‘의료개혁’ 거짓말을 중단하고 총선에서 드러난 민의를 수용하여 지역의료, 일차의료 활성화를 위한 사회적 합의기구를 재구성해야 마땅하다. 그리고 그를 통해 공공의료, 일차의료, 통합돌봄의 발전계획을 논의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의료산업화를 위한 잔꾀만 부린다면 크나큰 국민적 저항에 맞닥뜨리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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