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위원회 복지국가 2025-09-02   10954

[청년복지학교 후기④] 아무리 좋은 법과 제도를 만들어도 예산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작동하지 않는다

2025 여름 참여연대 청년복지학교 참가자 이지연

보건의료, 복지, 그리고 정치

청년복지학교 두 번째 날, 허희수 보좌관의 강의로 시작되었다. 주제는 입법과 예산 중 입법 위주로 강의를 해주셨다. 단순히 국회 예산안 심의과정을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회복지 분야의 구조적 문제와 정치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말씀해 주셨다. 또한, 국회의 구성, 상임위원회, 입법 과정과 예산심의절차 등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는 과정을 예시를 들어 쉽게 설명해주셨다.

2025년 8월 26일, 국회 제3간담회의실, 2025년 여름 참여연대 청년복지학교 2일차 (사진=참여연대)

강의의 핵심은 예산안 심의를 넘어선 구조 개혁의 중요성에 있었다. 먼저, 현재의 노인 돌봄 서비스와 관련된 예산이 분절되어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건강보험과 장기요양보험, 지자체 복지예산이 각기 다른 주머니에서 관리되면서 유사한 사업들이 중복되거나 비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문제점을 꼬집었다. 이는 단순 예산 낭비를 넘어, 국민들이 실제 체감하는 서비스의 질을 저하할 수 있는 구조적인 문제임을 강조했다. 연금 개혁처럼 미래에는 반드시 돌봄 개혁에 대한 논의가 필요할 것이라는 제언은 청년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컸다.

또한, 정책과 학문을 공부하는 일이 정치와 무관하지 않다는 메시지를 강조했다. 자신이 연구하고 배우는 지식이 실제 정책으로 이어지고, 그 과정에서 현장을 바꾸는 힘을 가지려면 결국 정치의 영역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에는 플라톤의 명언, “정치에 참여하기를 거부함으로써 받는 벌 중의 하나는 자신보다 못한 사람의 지배를 받는 것이다.”를 인용하며, 개인의 학문적 노력이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데 이바지하기 위해서는 정치에 대한 무관심을 경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허희수 보좌관의 강의는 딱딱한 행정절차 설명에서 벗어나 예산심의의 이면에 숨겨진 사회적 문제를 통찰하고, 젊은 세대에게 더 나은 미래를 위한 고민을 던지는 시간이었다. 깊이 있는 현장 경험과 진심이 느껴지는 메시지는 앞으로 미래를 이끌어갈 청년들에게 큰 영감과 동기를 부여하는 동시에, 해결해 나가야 할 하나의 과제를 부여해 준 것으로 생각된다.

예산과 법,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

이후에는 김진욱 보좌관이 예산에 관한 주제로 강의를 이어나갔다. 예산과 법률의 복잡한 상호작용을 보좌관의 시점에서 심도 있게 풀어낸 매우 유익한 시간이었다. 흔히 예산안을 다루는 곳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위)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세입 예산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곳은 기획재정위원회(기재위)라는 설명을 통해 국회의정활동의 전문성과 역할을 명확히 이해할 수 있었다.

2025년 8월 26일, 국회 제3간담회의실, 2025년 여름 참여연대 청년복지학교 2일차 (사진=참여연대)

특히, 인상 깊었던 점은 정부의 세법 개정안 발표부터 국회심의, 그리고 실제로 이를 적용하기까지 이어지는 절차를 생생하게 설명한 부분이다. 기재부가 국회심의와 무관하게 세법 개정안이 통과될 것을 가정하고 예산을 편성하는 황당한 논리나 거대 양당의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사안을 소소위에서 밀실 처리하는 현실적인 사례는 강의의 몰입도를 높였다. 이는 단순히 행정절차를 아는 것을 넘어, 예산과 법이 정치적 역학 관계 속에서 어떻게 다뤄지는지를 통찰할 수 있게 했다.

강의의 핵심은 법과 제도를 넘어선 예산의 중요성에 있었다. 중대재해처벌법을 예시로, 법은 통과되었지만 이를 집행할 감독관의 예산과 인력이 부족하여 현장에서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현실을 날카롭게 지적했다. 이는 복지국가를 꿈꾸고 있으나, OECD 평균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공공사회지출 규모를 언급하며, 결국 세입을 늘리는 구조적 고민 없이는 복지국가도 요원하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마지막으로, 특정 사업의 예산을 신설하거나 증액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예산안을 발표하기 전인 3월부터 국회에 선제적으로 제안해야 한다는 구체적인 실무 조언은 매우 실용적이었다. 이는 이상적인 제도를 주장하는데 그치지 않고, 현실 정치의 속성을 이해하고 실행가능한 대안을 모색해야 함을 강조하는 부분이었다.

김진욱 보좌관의 강의는 예산, 법률, 그리고 정치가 어떻게 맞물려 돌아가는지를 깊이 있게 통찰하는 시간이었다.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아낸 이야기는 청년들에게 깊은 울림을 줌과 동시에 예산의 중요성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공한 것으로 생각된다.

입법과 예산에 대해 이론적으로는 알고 있어도, 현실적으로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알기 어렵다. 이번 기회를 통해 예산과 법률, 정치가 어떤 방식으로 돌아가고 있는지 알 수 있게 되어서 유익하고 특별한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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