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위원회 복지국가 2025-09-02   10699

[청년복지학교 후기⑩] 동자동 쪽방촌 방문 후기

2025 여름 참여연대 청년복지학교 참가자 이지우

참여연대 청년복지학교 넷째 날이다. 오늘 일정은 오전에 ‘연금, 주거, 건강의 권리화’를 주제로 강의를 듣고, 오후 동자동 쪽방촌 현장 방문을 하는 날이었다. 현장을 방문하기 전에 주거가 왜 사회복지의 영역인가에 대한 강의를 들었다.

강의를 듣고 난 후 사회복지와 주거 두 가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는데 사실 평소에 인간 생활의 기본이 되는 필수 요소라고 하면 자연스럽게 의식주라고 대답하게 된다. 하지만 일상생활의 필수 조건인 옷, 음식, 주거 중 유독 주거에 대해 사회 복지적인 관점에서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다는 점을 깨닫고 반성하게 되었다.

주거가 경제적으로도 가장 큰 비용을 차지하는 부분이기도 하고, 특히 현대 사회에서는 성인이 된 이후에도 스스로 주거 비용을 스스로 부담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이전에 쪽방촌을 주제로 한 다큐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었는데, 직접 방문해서 본 쪽방촌의 모습은 생각했던 것보다 그 규모가 훨씬 컸고, 다양한 건물이 있고, 현대 사회의 문제점과 현실에 대해 많은 부분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화가 나기도 하고 복지 정책의 실상에 대해서 많은 의문을 갖게 되었다.

2025년 8월 28일, 동자동 쪽방촌, 2025 여름 참여연대 청년복지학교 4일차 (사진=참여연대)

쪽방촌에 방문하자마자 동자동 사랑방 활동가분들을 만나 뵙게 되었는데, 이곳에서 쪽방에 거주하시는 주민분들의 인간다운 삶을 위해 당연한 권리를 찾기 위한 활동들을 하시면서 끊임없는 투쟁을 해나가시는 모습이 인상 깊었고 대단하다고 느껴졌다.

사랑방 선생님들의 간략한 소개를 듣고 2개의 조로 찢어져서 본격적으로 쪽방촌을 돌아다녔다. 곳곳을 돌아다니며 설명을 듣고, 이후에는 함께 활동한 분들과 동자동 마을 부엌, 마을도서관인 ‘사랑방 식도락’에 모여서 쪽방촌을 본 후 느낀 감정에 대해 공유하고 더 깊게 대화를 나누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쪽방촌을 돌아다니다 보면 어렵지 않게 건물에 빨간색 깃발이 꽂혀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 깃발의 뜻이 공공개발을 반대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사연이 있는 건물들은 활동가분께서 그때그때 멈춰서 이야기를 해주셨다. 3층 정도 돼 보이는 분홍색 건물이 있었는데 지금은 건물에 3명 정도만 살고 계신다고 하셨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공공주택사업 얘기가 나왔을 때 집주인분이 거주 중이던 분들을 내보낸 거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는 쪽방촌 주민들 인원이 많은 만큼 공공개발을 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점을 생각해서 내린 판단일 수도 있다고도 생각이 들었다.

2025년 8월 28일, 동자동 쪽방촌, 2025 여름 참여연대 청년복지학교 4일차 (사진=참여연대)

이곳에서 빈민분들의 일상생활은 어떤 모습일지 어느 정도는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빈곤 속에서 가장 마지막에 발길이 닿게 되는 이곳에서 주민분들은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하며 보듬어주며 살아간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활동가 선생님께서 “여기에 거주하시는 주민분들은 쪽방촌은 쪼개지고 쪼개진 작은 방들이 빈틈없이 붙어있는 구조라 작은 한숨 소리도 옆 방까지 다 들려서 오늘따라 옆 방에서 아무 소리도 안 들리고 너무 조용하면 안부를 확인해 준다.”고 말씀을 해주신 것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

직접 쪽방촌 건물 안을 들어가 보았을 때는 정말 많은 감정이 느껴졌다. 미디어를 통해서 봤을 때보다 훨씬 열약하고 방문 크기도 너무 작았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건 활동가분께서 우리가 보고 있는 이 쪽방촌 월세가 35만원이라는 사실이었다. 35만원이라는 납득이 전혀 가지않는 금액은 주거급여 지원 금액이라는 설명을 들었다. 찾아보니 실제로 서울 1인 가구는 기준임대료 352,000원이 최대 지원액이며, 실제 임차료가 이보다 낮으면 그 금액을 지급받는다고 나와 있었다. 현재 최저주거기준이 정해져 있지만 쪽방촌은 훨씬 오래전에 지어진 건물들이고 계속 땅을 쪼개고 쪼개져 있기 때문에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주거 수준이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느꼈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겪고 있는 심각한 어려움에 대해서 우리 사회는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전에 읽었던 논문에서 나라의 복지 수준은 그 나라의 건강 수준을 보면 알 수 있다는 구절이 생각났다. 이처럼 주거 문제는 건강만 아니라 당장 생존에도 직접적인 타격을 준다.

2025년 8월 28일, 동자동 쪽방촌, 2025 여름 참여연대 청년복지학교 4일차 (사진=참여연대)

빈곤 문제에서 더 나아가서 현대 사회는 건강 불평등도 점점 심화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빈곤 문제의 심각성과 그 원인을 개인에게 물을 것이 아니라, 사회적 문제로 인식하고 책임져야 한다. 사회적 위험에 대해 시혜적으로만 반응할 것이 아니라 공적인 대응을 통해 모든 사회구성원이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사회적 안전망 구축에 힘써야 한다.

쪽방촌 현장 방문을 통해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현대 사회에서 빈곤, 주거 문제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고 불평등과 양극화 또한 그 격차가 심화하고 있다는 점을 다시금 체감하는 계기가 되었다. 주거 문제, 쪽방촌에 대해 기사나 글로써 배우는 것도 좋지만 직접 현장을 방문해서 내 눈으로 볼 때 비로소 훨씬 더 많은 감정을 느낄 수 있고 복지수준에 대해 실감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당장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쪽방촌에 대해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리는 것과 사회 약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함께 목소리를 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음 달에 있는 국제 빈곤 퇴치의 날(10월 17일) 활동에도 참여해야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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