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디지털 시대의 의료정보화는 의료시장 개방 등 환경변화에 대비해 국가 인프라를 조속히 구축해야 한다는 점에서 정보기술과의 접목이 긴요한 부문으로 대두되고 있다. 효과적인 의료정책과 함께 공공 보건복지 부문의 정보화를 수행한 업계의 경험과 기술력이 발휘되어야 할 때이다.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독일 등 유럽 대다수 국가와 캐나다, 미국, 호주, 일본 등 전 세계 선진국에서 이미 전자건강카드가 도입되어 스마트카드 사용의 저변이 확대되고 있고, 건강카드(Health Card)를 통한 의료정보산업이 활성화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건강보험 재정안정화에 기여하는 여러 가지 방안이 마련중이고, 전문분야의 사업자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스마트카드 기반의 전자건강카드 체계를 바탕으로 현안의 해결과 미래의 가능성까지 포함하는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제안의 주요내용은 현행 건강보험증과 병행해서 사용 가능한 전자건강카드를 국민에게 무상으로 제공한다는 것이다. 현행 건강보험증과의 병행 사용은 국민에게 또 하나의 선택을 제공하는 것으로서 각자의 희망과 취향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선택권이 부여되는 것이다.
정부와 의료기관의 역할은 첫째, 보건복지부에서 근거법과 제도 및 정책을 담당하고 사업을 감독하며, 국민건강보험공단이 현재처럼 전자건강카드 발급의 주체가 되어 가입자 정보 데이터베이스를 독점적으로 관리하고 발급시스템을 운영하게 된다. 둘째, 의료기관은 수진자격을 조회하는 단말시스템을 운영하고 원외조제가 필요한 경우 전자건강카드에 처방전 내역을 수록할 수 있다.
제반 시스템의 개발과 구축은 민간 컨소시엄에서 담당하며 소요되는 비용도 함께 부담한다. 비용에는 시스템 구축비용, 가입자용 스마트카드 비용과 카드수록정보의 열람을 제어하는 장치로 발급되는 의료인 스마트카드 비용, 의료기관의 카드단말기 및 운영프로그램 등에 소요되는 비용 등이 포함되어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지난 4월 연구조사한 전자건강카드 도입의 경제적 타당성에 대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자건강카드의 도입으로 얻게되는 약 5,543억원의 사회적 편익이 약 3,671억원의 사회적 비용을 훨씬 상회하여, 비용편익비(CBR: Cost Benefit Ratio)가 1.51에 달해 사회적으로 경제성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국민경제적 효과를 보더라도 초기 설비투자의 생산 및 부가가치 유발정도, 고용유발정도가 각각 1,689억원, 435억원, 2,274명으로 상당한 수준에 이르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어 종합하면 경제적 타당성이 양호한 것으로 평가된 바 있다.
거시적인 효과 외에 전자건강카드 도입으로 기대할 수 있는 효과로는 첫째, 건강보험 재정안정화에 절대적으로 기여하며 둘째, 국민적 편익이 획기적으로 증대되며 셋째, 관련 산업발전에 미치는 파급력이 지대하며 넷째, 소비자 권리가 확대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을 들 수 있다.
국민적 편익 증대로는 건강보험증의 소지 및 휴대가 용이하고 응급시 긴급한 의료적 조치가 가능하며 신용카드와 전자화폐 기능 부여로 편의성을 향상시킨다. 국민의 편익 증대와 같이 논할 수 있는 부분이 소비자 권리 신장이다. 국민의 대다수가 곧 시장경제에서 소비자일 수 있다는 입장에서 전자건강카드의 도입은 소비자 권리 신장의 계기가 될 수 있다. 국내 경제활동인구 1인당 약 2.7매를 보유하고 있는 신용카드의 가입유치비용과 관리비용이 10년간 약 1.4조원 이상 소요되고 있고 이러한 비용은 결국 서비스 수혜자인 소비자가 부담하고 있으므로 동 소요비용을 보다 사회편익적 방향으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비용을 활용함으로써, 전자건강카드의 발급비용은 국민의 별도 추가부담 없이도 가능한 것이다. 이는 기존 사업을 통한 기업의 수익을 전자건강카드 인프라 구축에 재투자하겠다는 개념으로서 결국 국민은 서비스의 대가로 기업에 지불하고 있는 기존의 부담만으로도 더욱 향상된 서비스 형태로 보상받게 되는 것이다.
연관 산업의 발전으로는 IC칩이 탑재된 스마트카드 기반의 전자건강카드 체계를 성공적으로 구축하고 운영함으로써 국내 스마트카드의 기반기술을 진일보시켜 의료정보화의 고도화를 이룰 수 있으며 나아가 해외 경쟁력을 갖추는 계기가 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데이터퀘스트는 세계 스마트카드 시장규모가 지난해 27억 달러에서 2002년 53억 달러로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개방형 자바카드 시장에서는 세계적으로도 뚜렷한 선두기업이 없는 실정이므로 카드국산화를 위한 칩운용체계(COS)등을 전략적으로 개발하고 전문인력을 양성하면 스마트카드 기반기술의 강국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관련 벤처기업이나 중소기업의 사업기회도 함께 창출될 수 있을 것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의 연구조사 보고서에 의하면 전자건강카드가 영향을 미치는 관련산업은 주로 전자장비제조부문, 컴퓨터 및 서버제조부문, SI 및 소프트웨어개발부문, 통신부문, 사업서비스부문이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한 스마트카드와 관련된 분야로는 칩 공급업체, 어플리케이션 공급업체(금융, 교통, 로열티, M커머스 등),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단말기 제조업체, 카드 제조업체의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
한편 전자건강카드의 역기능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은 것도 사실이다. 주로 개인정보의 유출 부작용과 사생활을 침해하는 감시체계로 악용될 위험이 상존한다는 점과 의료서비스 과정에서 발생하는 정보가 신용카드사를 통해 집적, 유통, 이용될 수 있다는 점을 들고 있다.
위변조가 불가능한 스마트카드 기반의 전자건강카드에는 현행 건강보험증과 동일한 수록내용인 가입자 성명과 주민등록번호 등 기본정보만 넣고 진료기록은 수록하지 않는다. 즉 현행 건강보험증과 수록하고 있는 내용에서는 전적으로 동일하지만 보안성을 최고로 향상시켜 기본정보조차 유출을 차단시키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수록된 정보의 열람을 위해서는 수진자의 스마트카드와 의료인 스마트카드를 동시에 입력해야 사용이 가능하도록 되어 있다. 또한 전자건강카드의 도용방지를 위해 부여된 개인비밀번호로 일차적인 신원확인을 할 수 있다. 응급시 의료적인 조치를 위한 응급의료정보와 진찰권 및 전자처방전은 개인이 필요에 따라 선택적으로 수록하는 정보이다.
매체인 스마트카드에서의 개인정보 보호 뿐만 아니라 관련 시스템과 네트워크상에서도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수준을 최고도로 유지함으로써 삼중 개인정보 보호 방안을 수립하고 있다.
전자건강카드가 도입된다고 하더라도 보험급여비의 청구 및 심사의 현행 절차가 변경되는 것은 아니며 국민의 사생활 침해에 대한 가능성이 있다면 이는 기존의 업무 절차에서도 이미 발생 가능한 문제이며 전자건강카드가 도입됨으로써 그 가능성이 증대되거나 하는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전자건강카드의 발급과 관리 및 운영 전반을 상시적으로 견제할 수 있도록 NGO 등이 적극 참여하는 체계를 바라고 있다.
전자건강카드를 통해 입수되는 정보를 신용카드사가 영리목적으로 활용하는 것과 관련,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그 정보의 독점적 관리를 법으로 보장받고 있어 신용카드사가 사용할 기술적, 제도적 가능성이 원천적으로 봉쇄되어 있다. 신용카드사가 가지게 되는 정보는 기존 신용카드 결제시와 동일하고 그 정보의 관리책임은 해당 신용카드사에 귀속됨으로써 현행 개인정보와 관련된 법체계에서 철저히 보호된다. 또한 의료서비스 대가를 신용카드로 결제하는 것은 전적으로 개인의 자유의사로 결정되며, 이미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어 그 사용이 정착되어 있는 신용카드로 의료기관 진료비 및 조제비를 결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다수 국민이 바라는 바이며 권유되고 있는 실정이다.
전문조사기관인 코리아리서치센터의 지난 4월 조사보고서에 의하면 전 국민의 약 70%가 전자건강카드 발급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자건강카드는 분명 국민에게는 체계적인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의료기관에게는 경영의 효율과 함께 경쟁력을 강화하는 유리한 기술적 조건이 될 것이다. 아울러 한국 경제둔화가 우려되는 즈음에 전자건강카드를 이루는 기반기술에 국산화 비율을 대거 높임으로써 직접적인 효과 외에 관련 산업에 미치는 파급효과 및 고용증대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국민 편익 증진을 궁극적인 목표로 각계 각층이 골고루 혜택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공청회와 시범사업을 통해 이해 당사자의 합일을 이끌고 민간 컨소시엄에서 사명감을 가지고 국가 인프라를 구축해야 할 시기가 도래했다고 할 수 있다.
월간 <복지동향> 2001년 08월호(제3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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