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 민달팽이유니온 위원장
청년과 저출생: 아이는 ‘주택 구입 할인쿠폰’이 아니다
‘청년’이 총체적으로 오남용되는 와중에, 국가는 ‘주거권’을 잊고 있다. 지옥고1와 불법 건축물2 문제는 심화하고 있고, 전세 사기라는 사회적 재난으로 청년층의 주거 불안이 극에 달해 있는 작금의 상황에서조차 말이다. 여전히 기존 청년 담론과 자가 소유 담론이 활개를 치며 청년들의 삶에서 끊임없이 주거권을 박탈하고 있다. 청년을 영끌 세대라고 호도하는 자들, 월세보다 전세가 싸다며 청년들에게 빚내서 세 살다가 빚내서 집 사라고 종용하는 자들의 목소리가 계속해서 이어진다. 이들의 목소리가 지옥고와 불법건축물, 높은 월세와 계속되는 전세사기, 치열한 공공임대 입주 경쟁 등으로 얼룩지고 있는 주거 위기 문제를 가리고 있다. 정부 또한 앞장서서 청년층의 삶으로부터 대두되는 사회문제들을 오독하고 잘못된 해결책을 제시한다. 최근 정부는 요즘 청년들이 집값이 비싸 결혼과 출산을 못 한다며 신생아 특례대출을 통해 이성애 부부의 집값 부담을 줄여주겠다는 정책을 발표했다.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하며 저출생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 중 하나로 제시한 신생아 특례대출이라는 주거지원 정책에 관한 이야기다. 신생아 특례대출은 연 1~3%대 저리로 가격 9억 원 이하, 전용면적 85㎡ 이하 주택에 대해 최대 5억 원까지 주택 구입 자금과 전세자금을 대출해 주는 제도인데, 여기서 부부 합산 소득 기준을 2025년 이후 3년간 출산한 가구에 한해 연 2억 5000만 원으로 늘리겠다는 것이 최근의 주요 발표 내용이다. 게다가 특례대출을 받는 기간 동안 자녀를 추가 출산한 가구에는 우대금리가 적용되는데 이 역시 0.2%포인트에서 0.4%포인트로 높여주겠다고도 하였다. 한편, 한국에서 주거 빈곤을 겪고 있는 아동이 10명 중 1명이라는 수치는 2010년에도, 지금까지도 변하질 않고, 아동 양육 가구 등에 대한 주거 및 돌봄에 관한 지원 체계를 복합적으로 개선할 의지도 찾아볼 수 없는 와중이다. 그러면서 9억 원짜리 주택을 매수하는 이에게 최대 5억 원을 대출해 주는 정책을 우선 출시하는 것은, 상위 계층의 재생산만을 지원하며 계속해서 불평등을 양산하는 꼴이다. 자녀를 하나 낳고 또 하나 낳을 때마다 금리를 깎아주겠다는 발상은, 아이를 그저 집 구입 할인 쿠폰 취급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사실상 주거 불평등을 보다 공고히 하는 부동산 정책으로 점철된 수준이다. 이미 태어난 아동이 겪고 있는 주거, 안전, 돌봄에의 위협을 외면하면서 앞으로 태어날 아동을 거래 조건으로 제시하는 태도 자체가 기만이다.
청년의 자살과 부채
2024년 3월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3 자살 실태조사’3에 따르면, 자살 시도를 한 사람 중 10대~30대 비율이 57.3%였다. 자살 시도를 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경제적 어려움’이라 응답한 이들의 비율은 44.8%였다. 한편, 청년층 전반의 부채도 날이 갈수록 비대해지고 있으며 그 정도도 심각하다. 2023년 12월 통계청에서 발표한 ‘한국의 사회 동향 2023’4을 보면 20대 이하 가구의 부채 보유액은 2018년 2,591만 원 수준에서 2021년 5,014만 원으로 두 배(93.5%) 가까이 치솟았다. 또한, 20대 이하의 금융자산 중 전월세 보증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 56.4%에서 2022년 70.1%까지 급증했다. 당시 통계청은 이를 ‘영끌 투자 열풍’에 편승했다가 빚이 늘어난 것이라 해석5했지만, 이는 잘못된 진단이다. 2024년 5월 한국도시연구소 홍정훈 연구원과 임재만 세종대 교수가 학술지에 기고한 ‘2030세대 영끌에 관한 실증분석’에 따르면, 2030세대 매수자 중 ‘영끌’한 이들의 규모는 전체의 3.8%에 불과했다.6 ‘영끌’해서 주택을 구입하는 것은 극소수 청년의 전략이었을 뿐, 진정 청년세대가 처해 있던 현실은 보증금 마련하기 급급한 채 살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빚을 짊어지는 ‘세입자’의 삶이었다. 경기침체와 취업난, 최저임금 실질적 감소, 20대 가구소득 감소 등 청년세대를 둘러싼 경제적 어려움은 ‘보증금 대출’이라는 명목하에 벌어지는 부채 증가와 맞물려 더욱 고조되고 있다. 게다가 불안한 주거환경의 문제 또한 지속되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실시한 2020년 주거실태조사 국토교통부(2021), <2020년 주거실태조사>7에서는 청년 가구 중 최저주거기준 미달 가구의 비율이 7.5%로 일반 가구의 주거 빈곤 비율 4.6%보다 2.9% 높게 나타났다. 몸 누일 곳, 내가 존재할 자리에 대한 값, 즉 집세를 지불할 능력이 부족한 청년들이 열악한 주거환경을 선택하게 되어 온 것이다.
청년 전세대출과 전세사기
집을 둘러싸고 청년세대가 직면하고 있는 부채, 빈곤, 경제적 어려움에 관한 고민과 절망은 전세 사기라는 사회적 재난을 마주하면서 폭탄처럼 전국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그간 펼쳐졌던 전세 대출제도는 특히 청년을 대상으로 한 청년 전세대출 상품 및 정책을 통해 청년 세입자들에게 손쉽게 다가왔다. 무분별한 대출과 보호장치 없는 제도적 여건에 따른 문제가 계속해서 벌어지고 있었지만, 수많은 정책과 민간 상품은 이를 너무나 보편적인 것, 일반적인 것, 별로 위험하지 않은 것으로 눈속임하면서 위험은 퍼져나갔다. 이는 청년이 갭 투기와 전세사기꾼들의 단골 타겟층으로 취급되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청년층을 주요 대상으로 설계 및 확대되어 온 전세대출과 보증제도가 미흡한 주택 임대차 제도가 맞물려 청년세대에게 큰 좌절과 고통을 떠넘기고 만 것이다.

2023년 6월 20일 국토교통부 보도자료8에 따르면 ‘전세 사기 특별법’ 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 결정문을 받은 피해자만 하더라도 현재까지 1만 8,125명에 이르렀는데, 그중 73.81%가 2030세대 청년이다.
전세사기 피해자 결정 신청은커녕, 임차권등기명령조차 함부로 시도해 보지 못하고 있는 청년 세입자들의 처지를 고려하면, 실제로 보증금을 떼인 채 일상을 파괴당하고 있는 청년들의 고통을 감히 가늠조차 하기 어렵다. 한편, 전세사기 깡통전세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사회대책위 및 전세사기 피해자 전국 대책위원회에서 비공식적으로 파악하는 자살 시도 경험자와 희생자를 제외하고, 공식적으로 현재까지 언론에 알려진 전세사기 희생자는 총 8명인데, 그중 5명이 2030세대 청년 세입자다.
죽음으로 탄원한 피해자들 외에도 매일 자살을 생각하며 극심한 우울을 겪는 피해자들이 지역과 연령대를 막론하고 곳곳에 존재한다. 2023년 경향신문에서 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자를 중심으로 진행한 설문조사9결과, 이들 10명 중 6명은 ‘죽고 싶다’라는 생각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20대 중 절반이 자살 고위험군에 속했는데, 이외에도 월 소득이 100만 원대인 피해자 10명 중 6명이 자살 고위험군이었다.
“빚내서 집 사라, 빚내서 세 살라.”라는 정책은 결국 세입자들의 고혈을 빨아먹고 가진 이들의 자산을 부풀리는 정책에 불과하다는 것이 전세사기라는 사회적 재난을 통해 계속 드러나고 있다. 민달팽이유니온에서 주거 상담을 하며 만나는 청년들은 정부가 만들고 활성화한 중소기업 취업 청년 대출, 청년 전용 버팀목 전세자금 대출을 이용했다가 전세사기를 당했다. 정부의 전세대출을 이용했던 청년들은 연 소득 3,500만 원이라는 소득 기준안에서 최대 1억 원을 대출받아 그 이자를 내는 것이 월세보다는 저렴하리라 기대했던 청년들이었다. 공공임대 경쟁률이 100:1에 달하는 상황에서 당장 집을 구해야 하는, 이미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은 주거비가 가장 큰 걱정거리였던 청년들이었다. 민간임대주택에 대한 임대료 규제가 너무나 미약해서 오피스텔 월세는 100만 원을 훌쩍 넘기도 하는 요즘 같은 때에, 정부의 전세 대출을 이용하면 그만한 환경을 갖춘 집은 아니어도 지옥고는 탈출할 수 있겠지 싶어 정부가 알선한 대출을 이용한 청년들이었다. 이들은 정부도 은행도 임대인도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보증금이라는 억대의 빚을 홀로 떠안아야 하는 생존의 위기에 떠밀려있다.


불평등을 잊은 청년정책
국가는 청년의 삶에서 무엇을 놓쳤을까. 지난 2020년 2월 4일, 청년기본법이 제정되었다. 당시 정부가 밝힌 제정 이유에 따르면, ‘대한민국 발전의 근간’10인 청년이 노동·주거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에 청년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시행하기 위함이었다. 청년기본법 입법의 시작은 201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0년대 초반, 청년유니온과 민달팽이유니온 등을 필두로 청년 당사자 운동이 실체를 갖췄다. 당시 한국 사회에 청년운동을 등장시킨 그들은 ‘청년인 우리가 직접 나서서 청년이 겪고 있는 문제를 말하겠노라.’ 말했다. 당시 한국 사회는 IMF를 겪은 이후 신자유주의를 빠르게 체화하며 각자도생의 질서를 고도화시키는 와중이었다. 특히 청년기를 보내는 이들이 겪는 불평등과 빈곤 문제는 일시적 고난이자 개인의 노력으로 극복할 과업으로 치부되었다. 이러한 구조적 억압을 거부하기 위해 내세운 것이 청년 당사자였을 테다. 예를 들어, 당시 청년단체들은 이행기가 지연되면서 장기화하는 노동-주거-부채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필요한 제도개선 과제들을 제시했는데, 주거 부문의 경우 공공임대 확대, 평등한 주택임대차 관계 보장 등이 주요 요구 사항이었다. (반)지하, 옥탑방, 고시원을 통칭한 ‘지옥고’에 사는 청년들의 주거권이 침해받는 문제가 주목받기도 했다. 문제는 이 목소리가 오독된 채 ‘청년정책’이라는 이름표를 건 정책 상품들이 출시되었다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2014년, 박근혜 정부는 ‘행복주택’을 창조했다. 청년 대상의 주거정책이 시작된 계기를 돌이켜보면, 그 자리에는 ‘지옥고’가 있다. (반)지하, 옥탑방, 고시원을 거처로 선택할 수밖에 없는 청년들, 이것이 잠시간의 고행이 아니며 어쩌면 생애 전반에 걸쳐 벌어지는 주거 불평등일 것이라 외치던 청년들이 그 시작점에 있었다. 이미 태어난 모든 사람에게 반드시 보장되어야 할 사회적 권리에는 ‘주거권’이 있다. 주거권을 박탈당한 채 삶을 감당하는 청년들이 그 시작점에 있었다. 그러나 이들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것 치고 행복주택은 너무 좁고, 비싸고, 아주 잠시만 머무를 수 있는 집의 모양새를 한 채 태어났다. 심지어 초기 설정 과정에서는 ‘대학’을 다니거나 ‘근로’하는 청년이 중심 대상이었다. 예술인도 안되고 대학원생도 안됐다. 고시원보다야 넓은 14제곱미터짜리 공간에 부엌과 화장실과 보일러실이 모두 욱여들어 갔다. 시세 80%까지도 설정 가능한 높은 보증금과 월세와 관리비를 전제로 국가의 재정 투입 비율을 줄이고 입주하는 이들의 부담률을 높였다. 그마저도 형평성을 위한다면서 최대 거주기간을 고작 6년으로, 아주 획기적으로 줄였다. 이 모든 것의 시작, 그러니까 이런 유형의 주택이 청년에게 필요했던 이유와는 점점 멀어지기만 하는 설정이었다. 특정 연령대의, 일정 자격 기준을 갖춘 ‘청년’들이 잠시 거주할 수 있는 ‘방’ 같은 집을 공공임대주택의 신생 유형으로 만들고 이것의 임대료를 ‘시세’ 기준으로 제시한 주택이 바로 행복주택이다. 애당초 이러한 접근이 가능한 이유는 정책의 도입 취지가 ‘주거권’이라는 사회적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는 사회 구성원들의 권리 강화를 위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만약 ‘주거권’보장을 주거정책의 원칙으로 바로 세웠다면, 초기 단계부터 적정한 주거 요소를 고려하며 공공임대의 공공성을 강화하거나 최소한 약화하지 않는 방향으로 설계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행복주택에는 ‘청년’을 내세웠을 때보다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다른 목표가 있었고, 그렇게 행복주택은 국가의 돈이 덜 들어가며 더 많은 실적을 확보할 수 있는 공공임대의 한 유형이 됐다. 거주기간이 짧으니 자동으로 한 공간에 오가는 사람의 수는 많다. 시세 80%까지도 임대료를 책정할 수 있으니 국가의 재정 부담도 다른 공공임대보다 훨씬 적다. 면적도 작으니 더 많은 호실을 만들 수 있다. 익숙한 계산법이다. 민간임대주택 시장에서 부동산업자들의 셈법과 다름이 없다. 현재까지도 대표적인 청년정책 중 하나로 여겨지는 행복주택이지만, 집을 사는 곳이 아니라 일종의 물건으로 취급하기에 탄생할 수 있었을 법한 설정값은 여전하다. 게임으로 치자면 초기설정값부터 틀렸다. 특정 연령대의, 일정 자격 기준을 갖춘 ‘청년’만이 잠시 거주할 수 있는 ‘방’ 같은 집을 공공임대주택의 신생 유형으로 만들고 이것의 임대료를 ‘시세’ 기준으로 제시한 주택이 현재 주거불안을 겪고 있는 청년세대에게 그나마 시도 가능한 공공임대 선택지라니. 그마저도 경쟁 추첨을 통해 입주조차 못 하는 로또 주택이라니. 잘못 끼운 첫 단추로 많은 것이 잔뜩 꼬여 있다. 이 와중에 ‘지옥고’와 주택 이외의 거처에 살아가는 이들은 계속 증가하고, 청년층 또한 다름없다. 작금의 상황에서 정부가 자랑하는 행복주택의 공급량과 행복주택 경쟁률이란 성과가 아니라 부족함을 가리키는 지표다.
지금 당장 주거권 보장! 세입자여도 괜찮은 사회를 향해
민달팽이유니온은 주거권이 박탈된 삶의 자리에서 ‘세입자’이기에 겪는 차별과 빈곤의 문제에 주목하며 활동하는 단체다. 한국은 수십 년간 자신이 소유한 집에 거주하는 이들의 비율(자가점유율)이 단 한 순간도 60%를 넘지 못했다. 언제나 40% 이상의, 특히 서울의 경우 약 60%의 세입자들이 늘 한국 사회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청년 중 82% 이상이 ‘세입자’라는 사회적 신분으로 존재한다. 청년이자 세입자로 존재하는 이들은 임대인에게 집을 빌려 쓰면서 보증금을 빌려주고 월 임대료를 지불하는 계약 주체이자, 존재만으로도 국가로부터 주거권을 보장받아야 하는 권리의 주체다. 그러나 민달팽이유니온에 모이는 청년 주거 상담 사례에 대응하다 보면 청년 세입자들이 열악한 주거지로 내몰리고, 손쉽게 보증금과 월세를 떼이고, 종국에는 전세사기에 휩쓸려 죽음을 떠올리는 순간까지 내몰리는 현실을 마주한다. 이는 세입자를 ‘주거권을 보장받아야 하는 권리의 주체’로 바라보지 못하는 한국의 주택 체계가 가진 한계, 그리고 그저 주택임대차계약을 ‘사적 계약’의 영역으로만 취급한 채 수많은 세입자와 대다수 청년을 주거 빈곤과 주거 차별, 나아가 생애 전반을 위협하는 전세사기 문제로까지 내모는 구조적 결함과 닿아있다. 전세사기는 ‘주거권’을 잃어버린 사회에서 벌어진 비극이자 사회적 재난 그 자체였다. 높은 주거비 부담을 덜고 열악한 주거환경을 개선하고자 하는 청년 세입자들의 너무나 기본적인 욕구를 그간 한국 사회에서는 ‘청년 전세 대출’로만 납작하게 대응하고 취급해 왔고, 그 태도는 지금도 변함없다.
그러나 주거권이란 무엇이던가. 1948년 <UN 세계인권선언>에서 모든 사람은 ‘적정 주거에 대한 권리’를 갖고 있다고 천명한 것을 시발점으로, 1966년 사회권 규약 <경제적·사회적·문화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에서 적정한 주거에 관한 권리를 실현하는 것이 국가의 책무임을 명시해 왔다. 그리고 1976년 제1차 세계주거회의 UN해비타트 <인간정주에 관한 벤쿠버선언>과 1990년 <유엔 경제적·사회적 및 문화적 권리위원회 결의안 「적정 주거의 권리에 관한 일반논평 4」를 통해 적정한 주거의 7가지 구성요소11를 제시한 바 있다. 점유 안정성, 적절한 주거 기반 시설 및 서비스, 경제적 적절성, 최저 기준 확보, 접근 가능성, 적절한 입지, 문화적 적절성이 그것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주거권’이다. 이 땅 위에 존재하는 이들이라면 누구에게나 보장되어야 할 사회적 권리, 존재할 자리에 대한 권리가 보장되는 사회 질서로 나아가는 다음 길이 필요하다. 집을 상품으로 취급하며 주택 금융화를 심화하는 시장에 대출 정책으로 보조자 역할을 자처하는 사회시스템이 아니라, 집을 탈상품화하고 공공임대를 확대하며 민간 임대에 대한 공공의 개입을 적극적으로 조치해 나가는 사회가 지금 생존의 위기를 겪고 있는 우리에게 필요하다. 가난한 이들, 집과 땅을 소유하지 않은 이들의 자리를 없애는 사회에서는 누구나 생존의 위협을 느낄 수밖에 없다. 사회안전망이 부재한 사회, 개인과 그 가족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는 사회, 정부를 믿었다가 전세사기를 당하는 사회에서 미래와 현재의 안정을 말할 수 있는 이는 없다. 청년세대가 겪고 있는 주거 불평등이라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 필요한 것은 한국 주택 체제의 변화이다. 청년들이 그 자체로 존엄하게 머물 수 있는 ‘집’ 즉, 주거권을 보장해야 한다. 세입자여도 괜찮은 사회, 빚지거나 소유하지 않아도 존엄하게 머물고 평등하게 돌봄을 주고받으며 살아갈 수 있는 집과 공동체가 보장되는 사회를 꿈꾼다. 그 길을 향해 민달팽이유니온도 계속해서 청년과 세입자의 삶을 통해 주거권 보장을 위한 활동을 지속해 나갈 것이다.
| 미주 |
- (반)지하, 옥탑방, 고시원을 줄여 부르는 말. ↩︎
- 주택임대차시장에는 근린생활시설(사무소 등)을 불법용도변경하거나, 다중주택에 취사시설을 설치하거나, 다가구 및 다세대주택을 불법증축 및 방쪼개기하는 등의 건축법 위반 행위를 일삼는 관행이 있다. 이는 건물소유주가 이윤 추구를 목적으로 주거용 임대 행위를 하는 것이다. 행정단속을 통해 위반건축물로 적발되는 경우도 있으나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이에, 단속 여부가 아닌 실질적인 건축법 위반 여부를 기준으로 이것들을 통칭하여 ‘불법건축물’이라고 부른다. ↩︎
- 보건복지부(2024), <2023 자살실태조사> ↩︎
- 통계청(2023), <한국의 사회동향 2023> ↩︎
- 뉴시스(2023), <20대 청년, 소득 줄고 빚만 늘어…전월세 보증금 빼면 빈털터리>, 오종택 기자, 2023.12.15.일자, 출처 : https://mobile.newsis.com/view.htmlar_id=NISX20231215_0002559541&cID=10401&pID=10400 ↩︎
- 한겨레(2024), <부동산 상승기 ‘2030 영끌론’ 과장됐다…‘부모 찬스’가 더 많아>, 박수지 기자, 2024.05.03.일자, 출처 : https://www.hani.co.kr/arti/economy/property/1139243.html (원자료 : 홍정훈 외(2024), <20·30세대 ‘영끌’에 관한 실증분석>, https://www.kci.go.kr/kciportal/ci/sereArticleSearch/ciSereArtiView.kci?sereArticleSearchBean.artiId=ART003077155) ↩︎
- 국토교통부(2021), <2020년 주거실태조사> ↩︎
- 국토교통부(2024), <[보도자료] 전세사기피해지원위원회 피해자등 1,065건 결정>, 2024.06.20.일자 ↩︎
- 경향신문(2023), <전세사기 피해자 65%가 ‘죽고 싶다’…이들을 내버려둬선 안되는 이유>, 김송이 기자, 2023.06.01일자,출처 : https://www.khan.co.kr/national/national-general/article/202306011600001 ↩︎
- 국무조정실(2020), <[보도자료] 청년기본법 제정>, 2020.01.09일자 ↩︎
- 김선미(2015), <주거복지 주거권 그리고 주거빈곤의 실태> ↩︎
월간 <복지동향> 2024년 8월호(제31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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