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24 2024-08-01   6104

[기획3] 청년의 고립과 연대, 그리고 복지국가

김성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

들어가며: 청년도 고립된다1

54만 명. 팬데믹이 한창이었던 2021년에 타인과의 사회적 교류도, 어려운 일이 있을 때 도움받을 수 있는 지지체계도 없이 고립된 19~34세 청년 규모의 추정치다. 2021년 기준, 고립되었을 것으로 추정한 청년의 비율은 5%이며 이는 팬데믹 이전이었던 2019년 기준 3.1%에 비해 증가했다. 팬데믹이 완화된 2023년에는 4.7%로 다소 줄었지만,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 비율을 청년 인구 수에 적용하면 49만 명 정도가 된다([그림 1-1] 참조). 50만 명에 조금 미치지 못하는 청년이 팬데믹이 완화된 최근에도 일부 청년은 여전히 고립되어 있다. 국무조정실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외출을 거의 하지 않는 은둔 청년은 2022년 기준 24만 명에 달한다. 고립이나 은둔은 사회적 관계 자본이 부족하거나 결핍되어 취약한 상태를 의미하며 장애나 임신, 출산 등의 이유로 외출하지 않는 경우와는 구별된다.

54만 명, 49만 명, 24만 명이라는 거대한 숫자에 놀라긴 했지만, 그럼직하다고 받아들인 이유는 스스로 고립을 경험했거나, 가까운 곳에서 고립을 마주하며 생긴 공감대가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고립은 노인의 이야기인 줄 알았다. 고독사 위험군으로 나타난 중장년의 이야기로 생각하기도 했다. 실제로 생애주기에 따라 연령이 증가할수록 고립 인구의 비율이 높아진다([그림 1-1] 참조). 하지만 생애 가장 건강한 시기를 살고 있는 청년이 고립되었으리라는 생각은 미처 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제는 오늘날 청년 중 누군가는 고립되고 은둔한다는 데에 더 이상 이견이 없다.

고립된 청년, 그들은 누구인가? 2

이제껏 고립 청년들이 어떤 취약한 경험을 했는지, 그들이 고립되거나 은둔하는 게 정신적인 문제 때문은 아닌지, 그들은 과연 자신을 포기하기만 한 것인지 파편적인 정보로 추측해 왔다. 스스로 은둔하기를 선택한 이들을 돕는 게 옳은지, 그들을 과연 도울 수는 있을지, 도울 수 있다면 어떻게 도와야 하는지, 도우려는 노력과 비교했을 때 그들의 변화가 과연 의미 있을지 등 답을 내릴 수 없는 질문들만 계속되었다. 고립된 청년들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것 중 하나는 그들의 이야기를 담은 실태조사 결과이다.

2023년 보건복지부와 도움이 필요한 취약한 고립·은둔 청년들의 이야기를 듣고자 전국 규모의 ‘청년의 고립·은둔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조사를 기획하는 단계에서는 고립된 청년들이 과연 조사에 응답할지에 대해 회의적이었다. 당시 서울, 부산, 광주 등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다양한 이름으로 고립·은둔 청년 혹은 고립·은둔자를 대상으로 조사를 시행했지만, 응답자 규모 확보부터 쉽지 않았다.3 2022년 「청년기본법」에 법적 근거를 두고 과학적인 표집 계획을 바탕으로 전국 약 15,000명 청년의 가구를 방문해 조사한 ‘청년 삶 실태조사’에서 ‘방에서도 나오지 않는’ 은둔 청년은 단 4명만이 응답했다. 

2023년 “청년의 고립·은둔 실태조사”에서는 그간 인터뷰 등을 통해 학습한 고립되거나 은둔하고 있는 청년들의 삶 경험을 토대로 자기 응답식 온라인 조사 방식을 채택했다. 그리고 청년이 고립되거나 은둔하는 동안 접근할 수 있는 다양한 경로에 적극적으로 홍보하여 그들에게 가닿기 위해 노력했다. 무엇보다 취약한 상태인 청년 자신뿐만 아니라 고립되거나 은둔하는 다른 이들을 돕기 위한 정책 개발을 목적으로 한다는 사실을 적시하여 조사의 신뢰도를 확보하는 동시에 고립되거나 은둔하는 청년들이 이 조사에 응답함으로써 자기 자신과 익명의 누군가를 돕도록 하였다.

2023년 7월부터 8월까지 약 7주에 걸쳐 조사를 시행하는 동안 조사 링크에 접속한 건은 5만 6천여 건에 달하였다. 그중 2만 1천 명 정도가 고립과 은둔 상태를 스스로 스크리닝하였고, 약 1만 2천여 명의 고립·은둔 청년의 존재를 확인하였다. 최종 8,874명의 고립·은둔 청년이 응답을 완료하였다.

방에서도 나오지 않는다고 응답한 청년은 504명에 이르렀다.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비대면 온라인 조사일지라도 고립·은둔 청년들이 그들의 취약한 경험을 노출하면서까지 응답을 완료하지는 않으리라는 예상을 뒤엎은 것이다. 조사를 진행하는 동안 응답 현황을 모니터링하면서 고립·은둔 청년들이 어쩌면 그들의 삶을 포기한 게 아닐 수 있다고 짐작했다. 사실 그들은 누군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이 상태를 벗어나게끔 손 내밀어 주기를 기다리고 있었을 수도 있다는 기대를 품었다. 실제로 응답자 5명 중 4명 정도가 현재 고립·은둔 상태를 벗어나고 싶다고 했고, 3명 중 2명이 고립과 은둔을 벗어나기 위해 시도해 봤다고 했다. 2명 중 1명 정도는 생계를 위해 소득 활동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혼자서는 고립과 은둔을 벗어나기까지 돈이나 시간이 부족해서, 힘들고 지쳐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서 결국 다시 고립·은둔하게 된다. 한 청년은 ‘벗어날 수 있는 환경이어도 너무 지쳐서 아무것도 안 하는 중’이라고 했다. 응답한 청년 중 약 60% 정도가 20대에 고립·은둔하기 시작했고, 취업이 잘되지 않는 등 직업 관련 어려움, 대인관계 어려움 등을 주로 호소했다. 10대에 고립·은둔을 시작한 응답자 중 일부는 가족 문제나 폭력 혹은 괴롭힘 경험 등을 말하기도 했다. 이처럼 청소년기에 해소되지 않은 문제로 인해 청년기에 고립·은둔을 시작할 수도 있지만, 많은 고립·은둔 청년들은 사회에서 자신이 할 일이 없다고 생각하고 만날 사람이 없어 자연스럽게 외출하지 않게 되고 그 기간이 길어지면서 고립·은둔을 경험하게 된다.

물론 고립·은둔의 기간이 길어지면서 우울이나 불안 등 정신건강 문제나 신체건강 문제를 호소하기도 했다. 신체건강이 안 좋다고 응답한 경우는 약 56%, 정신건강이 안 좋다고 응답한 경우는 약 64%에 이른다. 하지만 사회에서 자신의 역할을 찾지 못한 청년들이 정신건강이나 신체건강 문제로 고립·은둔할 것이라고 진단하고 단순히 우울이나 불안을 치료하거나 심리상담을 제공하는 것만으로는 청년들이 고립·은둔 상태를 벗어나기에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많은 고립·은둔 청년은 현 상태를 외면하기 위해 돈이 들지 않으면서도 시간을 소모할 수 있는 동영상 시청이나 게임 등 온라인에서 시간을 보낸다. 70% 정도는 식생활이 불규칙하고, 80% 정도는 매번 혼자서 식사하며, 50% 정도는 밤낮이 바뀌었다고 했다. 1주일 이상 옷을 갈아입지 않는 응답자는 16% 정도에 이르고, 목욕이나 샤워하지 않는 경우는 약 10%에 이른다. 1주일 이상 세수나 양치하지 않는 경우도 4.5%나 존재하고, 그 빈도가 한 달에 한 번인 경우도 50명 정도 응답했다. 미래에 대한 희망도 없고, 대인 접촉도 두려워서 마치 스스로 포기한 듯 일상을 관리하지 않는 이들이 정부에서 실시한 실태조사에 응답을 완료하며 도움을 요청한 건 놀라운 일이었다. 

실태조사에 응답한 청년들이 바라는 것은 ‘차근차근 한 걸음씩 나아갈 수 있도록 자립할 수 있게 도와달라’는 것이었다. ‘무능하니까, 그냥 필요가 없으니까, 사회에서 버림받은 존재’인 것 같은 자신을 정부는 외면하지 말고 또래처럼 독립된 성인으로서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것이었다. 그들은 자신을 포기하지 않았다. 우리 사회도 그들을 포기할 이유가 없다. 이들은 지원의 대상일 수는 있지만, 동시에 스스로 삶을 살아갈 ‘주체’이다.

전 생애를 건 징검다리 건너기 게임과 청년의 고립

한때 오징어 게임이 전 세계 대중들을 사로잡았다. 필자는 무서운 장면을 보지 못해 앞으로도 완주하지 않을 계획이지만, 편집된 장면으로 본 징검다리 건너기 게임은 인상적이었다.

게임에 참여한 사람들은 사전 정보 없이 두 개의 선택지를 마주한다. 둘 중 하나는 밟으면 깨져 나락으로 떨어지고, 나머지 하나는 다음 선택지를 선택할 기회를 준다. 선택지를 마주할 때마다 5:5의 확률로 하나를 선택한다. n번의 선택 후 결국 살아남을 경우의 수는 1/(2의n제곱)에 불과하다. 출발 순서가 늦은 주인공은 앞선 사람들의 경험을 관찰하며 자신이 승리할, 혹은 살아남을 확률을 높여갈 수 있다. 하지만 앞선 사람들의 수가 적을수록 정보를 얻을 기회도 적다. 

미성년기 이후 독립된 주체로서 성인의 삶을 시작하는 청년을 징검다리 건너기 게임의 참여자라고 상상해보자. 드라마에서 주인공은 앞선 참여자들의 결과를 지켜보며 결국 살아남았다. 하지만 이 게임을 마주한 청년은 자신이 생존이 약속된 주인공일지 알 수 없다. 앞으로 몇 번의 선택을 해야 하는지 기약이 없다. 주어진 선택지는 2개가 아닐 수도 있다. 앞선 사람들의 경험을 관찰할 기회도 없다. 한 번의 실패가 나락이라면 최종까지 살아남을 경우의 수는 1/(m의n제곱)이 될 수도 있다. 매번 마주하는 선택지의 개수 m개의 숫자도, 선택의 기회 n번의 숫자도 미지수이다. 결국 생존 확률은 0에 수렴한다. 생존할 수 있는 1/(m의n제곱)의 확률을 높이는 선택지는 몇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누군가 정답을 알려주는 것이다. 어느 대학의 어느 전공을 선택해야 하는지, 이력서를 어떻게 써서 어디에 제출하고 경력은 어떻게 쌓을지, 연인을 만날지, 갈등에 어떻게 대응할지, 결혼할지, 자녀를 출산할지, 자가를 마련할지, 마련한다면 어디에 어떤 자가를 마련할지 등 선택지를 마주할 때마다 부모나 가족, 선배와 같이 ‘좋은 어른’이 있다면 그들이 정답을 알려줄 수 있다. 없다면 생존 확률은 낮아진다

두 번째는 정답의 개수를 늘리는 것이다. 선택지를 마주하는 단계마다 정답인 선택지가 많으면 살아남을 확률이 높아질 수 있다. 이직을 준비하느라 일을 쉬거나 창업을 준비하더라도 실패가 아니라면, 생존할 경우의 수는 늘어난다. 하지만 명문대, 대기업, 좋은 아파트, 좋은 차와 같이 ‘정해진 정답’이 있다면 생존 확률은 역시 낮다.

세 번째는 정답이 아닌 선택지를 고르더라도 나락으로 떨어지지 않게 안전하게 떠받쳐 주는 것이다. 일자리를 잃어도 실업급여로 생계를 유지하며 이직을 알아보거나, 갑자기 아파도 건강보험으로 적절한 진료를 받고 회복한다면 잠시 휘청거리더라도 다시 게임으로 돌아갈 수 있다. 하지만 전세 사기로 그나마 있던 전 재산을 잃고 ‘혼자 동분서주하다가’ 결국 절망하고 극단적 선택을 할 수도 있다.4 조언해줄 ‘좋은 어른’ 혹은 그 누구도 없이, ‘정해진 정답’을 고르기 위해 ‘혼자 동분서주하다가’ 결국 징검다리 게임에서 실패하는 이의 모습은 도움받을 수 있는 지지체계 없이 고립된 청년을 닮았다. 고립되거나 은둔하는 청년들이 1인분의 삶을 살며 자립할 수 있도록 사회경제적 자본의 결핍을 보완하기 위해 복지국가의 역할을 재조명할 때이다.

고립 청년을 위한 사회안전망, 복지국가의 역할은 무엇인가?

흔히 청년기는 독립된 성인의 삶을 이행하는 시기라고 한다. 원가족 혹은 정부의 보호를 받는 미성년기 이후, 교육을 이수하고 입직하여 번 소득을 이용해 경제적으로 독립하며, 친구와 연인, 동료 등 관계를 확장하여 결국 양질의 삶을 누리는 삶을 오롯이 살아내는 것이다. 교육, 노동, 관계를 통한 독립된 삶의 이행을 위해 사회경제적 자본이 필요할 수도 있다. 학교에 다니려면 학비를 내야 하고, 이력서를 내고 면접을 보려면 깔끔한 옷이라도 있어야 한다. 친구를 만나려면 약속 장소로 이동할 교통비와 맛있는 음식을 사 먹을 비용도 필요하다. 그런데 취약 청년에게 이행기 과업을 수행하기 위한 사회경제적 자본이 부족하다면, 그 부족분을 메워주는 것은 부모나 원가족의 사적 지지체계, 혹은 공적 지지체계의 역할이다. 국가 장학제도가 있고, 지방자치단체에서 취업을 위한 정장을 대여하기도 한다. 지역 청년센터에서 또래 청년을 만나 다과를 나눌 수도 있다. 구직을 단념하거나 퇴사 후 쉬는 기간이 길어진 청년들을 위한 지원사업이 있고, 소득이 낮은 청년들이 자산을 형성할 수 있도록 높은 이자율을 보장한 저축 계좌도 있다. 그렇다면 도움받을 수 있는 지지체계 없이, 타인과의 교류도, 외출도 잘 하지 않는 고립·은둔 청년이 나락으로 떨어지지 않기 위해 떠받치는 사회안전망의 모습은 어떠해야 할 것인가? 

정부 혹은 지방자치단체에 의한 기존의 복지 지원은 제한된 재원과 행정력의 범위 내에서 사회적 합의를 고려해 설정한 기준을 충족한 경우에 정해진 지원을 제공한다. 기준선보다 소득과 재산 수준이 낮은 자에게는 소득이나 주거 공간을 지원하기도 한다. 필요한 경우 돌봄을 제공하고, 의료 서비스 등을 제공할 수도 있다. 척도 응답 결과를 기준으로 정해진 동안 정해진 횟수만큼 심리상담을 제공하고 척도 응답 결과의 변화량을 측정하기도 한다. 개별 지원은 각 지원사업의 목적에 부합하는 지원 내용과 지원 대상, 지원 방법의 요소로 구성되며, 완결성을 가진다. 

하지만 도움받을 수 있는 지지체계가 없는 청년이 경험하는 취약성은 다차원적이고 중첩되어 있다. 일차적 지지체계인 가족 관계가 좋지 않을 수 있고, 소득 활동을 하거나 원가족의 원조를 받지 못해 소득 수준이 낮을 수 있다. 소위 스펙을 쌓지 못해 그럴듯한 일자리를 찾기 어려울 수도 있다. 그렇게 비어 가는 이력서 경력란은 자립한 삶으로부터 청년을 소외시킨다. 

다차원적인 취약성이 중첩되고도 도움받을 수 있는 지지체계 없이 고립된 청년의 관점에서는 개별 지원 프로그램이 완결성 있게 설계되었을지라도 분절적일 수밖에 없다. 각 지원사업에 자격 심사를 신청하고, 심사 결과에 따라 준비된 지원을 받고, 욕구와 필요가 어느 정도 충족되었는지와 무관하게 지원 기간이 종료될 수 있다. 개별 지원사업은 비록 성과를 달성할 수 있을지라도 실제 고립된 청년의 복지 욕구가 덜어지지는 않는다. 준비된 공간에서 시간을 보내기 위해 고립된 청년들이 집 밖으로 나오더라도, 이들이 겪고 있는 고립이라는 사회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청년의 고립에 대응하는 복지국가는 도움을 줄 수 있는 지지체계의 결핍을 메워야 한다. 어려운 일이 있을 때 조언을 구할 수 있는 가족이나 친지, 친구 등 사적 지지체계가 결핍된 고립 청년들이 도움을 구할 수 있는 ‘좋은 어른’의 역할을 해야 한다. 그 도움의 범위는 고립된 청년이 경험하는 다차원적이고도 중첩되는 취약성을 포괄해야 한다. 단일 사업에서 모든 종류의 도움을 제공하는 것은 어렵지만, 청년이 살아가는 지역에서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을 종합하는 것은 가능한 일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청년이 성인으로의 이행기 과업을 완수하여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도움의 권력을 공급자에서 당사자로 옮겨, 고립된 청년이 자기 성장의 주체가 되도록 지지해야 한다.

나가며: 고립을 넘어 청년과 연대하는 복지국가

도움받을 수 있는 지지체계 없이, 사회적 교류도 외출도 없이 고립되거나 은둔하는 청년들이 존재하고, 이들이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 새로운 취약 집단이라는 데에 사회적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이들이 회복하고 사회로 복귀해 1인분의 삶을 살 수 있도록 돕고자 하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사업이 실시될 예정이거나 실시되고 있다.55) 아직 가보지 않은 길이라, 이 지원사업이 고립·은둔 청년들의 회복과 자립에 얼마만큼 효과적일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고립되거나 은둔하고 있더라도 청년 스스로 자립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면 이 과정을 계획하고 필요에 따라 수정하며 결국 회복하는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고립·은둔 청년을 숨어 있는 취약계층으로서 발굴하고 심리상담이든 일 경험이든 서비스를 몇 건 지원해야 하는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원사업의 성과는 발굴한 청년의 수, 프로그램에 참여한 청년의 수, 중도 이탈한 청년의 비율 등만으로는 측정할 수 없다.

회복한 청년들은 자기 경험을 토대로 고립되거나 은둔하고 있는 청년들을 도울 수 있다. 고립과 은둔을 스펙으로 또 다른 청년들과 관계를 맺어가며 차근차근 자신의 세계를 확장하여 연대할 수도 있다. 복지국가는 청년이 고립을 넘어 연대하는 물리적, 제도적 기반으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가 기대할 것은 고립되거나 은둔하고 있는 청년들의 절대적인 규모가 유의미하게 줄어들고, 이들이 고립된 중장년 혹은 노인으로 나이 들어가지 않는, 새로운 연대가 실현되는 사회다. 

| 미주 |

  1. 이 글은 새로운 취약성으로서 청년의 고립과 은둔을 다룬 일련의 연구와 고립과 은둔 청년들과의 만남, 그리고 대화를 통해 다듬어 온 저자의 생각을 정리한 것이다. 각 연구를 발주한 기관의 견해와 무관한 저자 개인의 소신임을 밝힌다. ↩︎
  2. 보건복지부, (2023. 12. 13.) 「2023년 고립·은둔 청년 실태조사」 결과 사전설명, 보건복지부. ↩︎
  3. 2024년 현재, 경기, 대구, 세종, 경남 등 더 많은 지방자치단체에서 고립·은둔 청년을 대상으로 하는 실태조사를 기획하고 있다.   ↩︎
  4. 김규현, (2024.5.8.). 전세사기 38살 또 사망… 새벽 숨졌는데 그날 오후 피해자 인정받아, 한겨레. ↩︎
  5. 보건복지부 보도참고자료, (2024.4.16.). 7월부터 인천, 울산, 충북, 전북에서 족돌봄·고립은둔 청년에 원스톱 서비스 제공, 보건복지부. ↩︎

| 참고문헌 |

김성아, 노현주, 김문길, 곽윤경, 임덕영, 신영규, 함선유, 송치호, (2021), 취약계층 청년 범위 및 지원에 관한 연구: 사회적 고립(은둔) 청년을중심으로, 국무조정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김성아, 노현주, 김기태, 김문길, 안수란, 신영규, 임덕영, 정세정, 함선유, (2022). 고립·은둔 청년 지원사업 모형 개발 연구, 보건복지부,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김성아, (2022a), 고립의 사회적 비용과 사회정책에의 함의, 보건복지포럼, No.305, 74-86.

김성아, (2022b), 사회적 고립의 심리적 비용: 주요국과의 비교, 사회보장연구, 38(3), 115-152.

김성아, 김지연, 김문길, 조성은, 정세정, 노혜진, 이정민, 강예은, 장성현, (2023), 청년정책 지원대상 연구: 취약 청년과 지역 청년을 중심으로,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최영준, 한은아, 김아래미, 김성아, 임소현, 이한빈, 최유리, (2023), 청년 고립의 사회적 비용, 청년재단, 연세대학교 산학협력단.

김성아, 김문길, 임덕영, 노혜진, 노현주, (2023). 고립·은둔 청년 실태조사 연구, 보건복지부,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김성아, (2023). 고립·은둔 청년 현황과 지원방안, 보건복지포럼, No.319, 6-20.

김성아, 최영준, 김아래미, 임소현, (2024). 팬데믹 위기 속 사회적 고립, 그 양상과 결과, 사회보장연구, 40(1), 147-185.

김성아, 노현주, (2024). 팬데믹 전후 사회적 고립의 생애주기별 현황과 정책적 함의, 보건복지포럼, No.329, 68-81.

월간 <복지동향> 2024년 8월호(제31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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