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07 2007-08-01   909

[심층분석3] 지방정부 복지예산 참영운동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허 윤 범 (경기복지시민연대 사무국장)



1. 들어가며



 중앙집권적 국가형태에서 지방분권의 강조, 도로건설 등의 경제개발 정책에서 사회정책으로의 전환 또는 균형을 이루기 위한 정책의 변화가 두드러진 때이다. 지방정부의 복지예산에 대한 논의가 과거에 비해 활성화되어진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이에 대한 이데올로기적 또는 정치적 분석이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지만, 이러한 변화에 대응할 수 밖에 없는 것 또한 현실적 과제라 아니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약 10여 년 전부터 진행되어온 복지예산에 대한 대응 활동 역시 그 어느 때보다 주목 받는 시점일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대응활동의 내용이 완결적 형태라기보다는 진행형의 형태이고, 그렇기 때문에 향후의 과제는 더욱 크다 할 수 있다.


 본 글에서는 아직은 진행형인 지방정부 복지예산 참여운동의 현주소를 정리하기 위해서 일단은 중앙정부 복지예산 확충운동의 경과를 정리하였고, 이어서 지방정부 복지예산 확충운동과 지방정부 복지예산 참여운동의 내용을 정리하였다. 그리고 이를 통해 향후 지방정부 복지예산 참여운동의 과제를 제시해보고자 한다.



2. 중앙정부 복지예산 확충운동



 한국과 같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재정구조 하에서 지방정부 복지예산의 대부분을 중앙정부에서 지원하는 형태에서는 지방정부의 복지예산을 논의하기 위해 중앙정부의 복지예산에 대해서도 논의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맥락에서 중앙정부의 복지예산 확충운동에 대해 간략히 짚고 넘어가고자 한다.



 우선, 중앙정부 차원의 복지예산 확충운동은 대부분 참여연대를 위시로 진행되었다고 볼 수 있다.


 1995년 사회복지 관련 교수들이 “복지개혁을 촉구한다 – 획기적인 사회복지 예산 증액과 제도개혁을 요구하며”라는 성명서 발표와 함께 공동기자회견을 개최하였고, 이어진 GDP 5% 확보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활동 등은 한국사회에 있어 복지예산에 대한 시민사회의 첫 대응으로서의 의미를 갖고 있다.


 1997년에는 참여연대 사회복지특별위원회에서 대선후보의 복지예산에 대한 평가를 하였고, 이 때 부터 국가의 복지예산이 정책의제로 다루어지게 되는 시기라 볼 수 있다. 그리고 1999년에는 중앙정부의 2000년 예산안을 분석하여 DJ정부의 생산적 복지와 복지예산의 허구성을 폭로하는 등 복지예산에 대한 분석작업을 체계화 하였다.


 2000년 부터는 본격적인 복지예산확충운동이 진행되는 바, 우선 2000년에는 국회 의견청원방식을 도입하여 예산확보운동을 진행하였다. 그리고 2001년에는 시민합의제 방식을 통해 시민이 바라는 복지예산을 발표하였고 이어 사회보장예산안 의견청원서를 제출하게 된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2002년의 대선정국에서의 복지예산 확충 압박 활동, 2003년의 2004년 예산청원안 제출 활동으로 중앙정부의 복지예산확충운동이 진행되었다.



 3. 지방정부 복지예산 확충운동



지방정부 차원에서의 복지예산 확충운동은 지난 1996년 부산의 부산참여자치시민연합에서 “97년도 부산시 사회복지 예산현황과 정책방향”이란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개최한 이후 매년 대응활동을 전개하여 왔다.


이후 2000년도에 들어서면서부터는 청주, 광주 등에서 진행하여 왔고, 최근 들어서는 10여개 지역 이상에서 활동들이 전개되고 있다.


이러한 단체들의 활동 형태는 크게 다음과 같이 분류할 수 있다.


첫째, 지방정부의 복지예산을 분석하여 문제점을 지적하고, 총론적 방향에서 정책방향을 제안한 경우와 둘째, 지방정부의 복지예산을 분석하고, 구체적 대안예산 요구안을 작성하고 관철활동까지 진행한 경우이다. 이러한 활동은 해당 지역의 상황에 따라 복지예산만을 별도로 진행한 경우도 있고, 지방정부 전체 예산 속에서 하나의 분야로 진행한 경우도 있다.


그리고, 초기에는 소수의 전문가 그룹만 참여하는 정도에서 최근에는 복지현장의 실무자들이 결합하여 진행하거나 또는 단체 차원의 조직적 참여 속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한편, 확충운동의 차원은 아니지만 대구에서는 복지법인과 시설의 결산서 분석을 통한 복지예산의 감시운동을 진행한 경우도 있다.




 4. 지방정부 복지예산 참여운동



 복지예산 확충운동 차원에서 벌어지던 복지예산 대응활동이 이제는 참여운동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다. 굳이 확충운동과 참여운동을 구분해야 할까 싶기도 하지만, 이 시기에 있었던 주객관적인 상황의 변화 등을 고려한다면, 별도의 구분을 하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복지예산 확충운동은 경제개발 성장주의 일변도의 사회 패러다임을 균형 있게 이루기 위한 운동의 의미에서 진행이 되었고, 복지예산참여운동은 이러한 확충운동의 의미와 함께 복지예산의 효율성에 대한 감시 및 직접적 주민참여를 통한 주민운동으로서의 의미를 강조할 수 있다 하겠다.



이러한 의미를 기반으로 이 시기에는 그 어느 때 보다 복지예산확충운동 진영의 내적 또는 외적으로 많은 변화들이 있었다.


 첫째, 지역복지운동단체 네트워크(이하 ‘복지운동네트워크’)의 발족(2005년 7월 21일)을 들 수 있다.


지난 1990년대 중반부터 대구와 서울 등에서 복지운동을 해왔던 지역복지운동단체들은 2003년부터 매해 지역복지운동단체 활동가대회를 개최하여 지역복지운동의 내용과 가치 등에 대해 논의 할 수 있는 틀이 만들어지게 된 것이다. 이것을 기반으로 2004년에는 “지방정부 복지재정의 분석정형 작성을 위한 지역복지운동단체 워크숍”을 개최하여 복지운동네트워크 차원에서는 최초로 지방정부 복지예산 대응활동의 경험과 고민을 논의하는 자리가 만들어졌다.


 그리고 2005년부터 전국의 20여 개 단체가 모인 복지운동네트워크를 공식 발족시킨 이후, 매해 공동의제를 선정하여 지역복지운동과 관련된 대응활동과 결합력을 높이게 된다. 이러한 공동의제 중에서도 2005년도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채택되고 있는 것은 지방정부 복지예산에 대한 대응이다.


 이를 위해 2005년에는 분권교부세에 대한 각 지역의 상황 및 정보 등을 공유하였고, 7월 발족식 때는 몇몇 지역의 사례를 중심으로 분권교부세 운영의 문제점을 지적하였다. 2006년에는 복지예산에 대한 복지운동네트워크 내 상설 특별기구인 ‘지역복지운동단체네트워크 지방복지재정 대응팀’을 구성하여 지방정부 복지재정에 대응할 수 있는 기반틀을 구축하였으며, 7월에는 지역복지운동단체네트워크 예산워크숍을 진행하여 복지운동활동가들의 관심 및 대응력을 높일 수 있었다.


 2007년에는 이제까지의 산발적인 대응활동을 평가하고 복지운동네트워크 소속단체의 지방정부 복지예산 대응력을 높이고자 “(가칭) 지방정부 복지재정참여운동 매뉴얼”을 작성하기로 하여 몇 차례에 걸친 워크숍과 회의, 전문가 간담회 등을 통해 매뉴얼을 작성하였고, 현재는 최종 마무리를 앞두고 있다.


이러한 복지운동네트워크의 활동 외에도 각 지역에서는 장애인단체, 시민사회단체들에서 복지예산과 관련한 활동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둘째, 2005년 신설된 분권교부세와 복지예산의 지방이양이다. 당시까지만 하더라도 지방정부의 복지행정과 예산은 중앙정부의 단순 위임사무 정도로 여겨지고 있었던 바, 복지예산의 대거 지방이양은 가히 충격적이라 할 수 있었고, 일선 복지현장에서는 상당한 불안감마저 조성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는 오히려 지방정부 복지예산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켜, 복지운동단체만이 아닌 다른 영역의 시민단체와 복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일선 기관 및 직능단체 등에도 상당한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참여를 확대하게 되는 계기로 작동하였다고 볼 수도 있다.


 셋째, 시민사회진영에서 꾸준히 전개하여 왔던 예산감시운동과 이것의 한계를 뛰어 넘은 주민참여예산운동, 그리고 이러한 내용을 담은 지방재정법의 개정이라 할 수 있다.


시민사회 진영에서는 지방자치 부활과 함께 각 지역에서 민선단체장들의 판공비, 연구용역비, 각종 행사비 등에 대한 예산감시운동을 통해 건전한 지방재정의 운영을 촉구하여 왔다. 이러한 운동의 성과와 한계를 받아 안아 새롭게 전개되어 왔던 운동이 주민참여예산운동이라 할 수 있다. 즉, 공무원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예산편성권을 주민도 직접 참여하여 예산편성권을 행사하는 것으로, 이를 통해 지방정부 예산운용의 투명성과 주민참여에 의한 지방자치의 발전을 가져오기 위한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내용을 담은 지방재정법이 2005년에 개정되고, 이후 2006년부터 각 지방정부마다 주민참여예산조례가 만들어지기 시작하였다. 사실, 이것은 시민사회진영에서 꾸준히 제기하여 왔고, 이미 광주 북구와 울산 동구에서는 제도화되어 시행되고 있는 제도였다.


 이러한 시민사회진영의 활동과 주민참여예산의 제도화는 곧 지역주민의 욕구를 반영한 예산편성, 즉 ‘대안예산’활동에 대한 관심을 한 층 불러일으켰으며, 이러한 대안예산의 영역 중 주요영역으로 복지예산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



이 외에도 지역사회복지협의체의 구성(2005년), 지역사회복지계획의 수립(2006년) 등도 지방정부 복지예산 활동에 주요하게 영향을 미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상과 같은 주요 계기들은 지방정부 복지예산 대응에 커다란 전환점이 되었고, 과거보다는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주요한 변화의 내용을 이끌어내게 된다.


 첫째, 대응활동 주체의 측면에서 복지예산참여운동을 진행하는 단체의 수가 늘어난 것은 물론, 지역복지운동단체들의 적지 않은 소속단체들은 복지예산 대응활동을 주요사업으로 채택하면서 복지예산 대응활동을 담당할 실무자를 두게 되었다. 또한 복지현장종사자들과의 복지예산팀 구성이라든가 복지예산참여네트워크를 구성하는 조직적 성과를 본 경우도 있다.


 둘째, 그 어느 때보다 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지방정부 예산의 특성상, 충분하고도 지속적인 교육은 지방정부 복지예산 대응활동의 가장 중요한 부분일 것이다. 복지예산참여운동의 전개는 교육대상자의 양적 확대는 물론, 다양한 복지예산 교육커리를 개발하는 효과와 이론적 배경을 갖춰가는 효과를 가져오게 하였다.


 셋째, 복지예산 분석기법에 대해 각 단체간 정보공유의 장이 그 어느 때보다 활성화되었다고 볼 수 있다. 아직은 추이분석이라든가, 재구조화분석의 방법이 주를 이루고는 있으나, 이러한 활동의 성과를 뛰어넘는 새로운 분석방법 등도 제시되어지고 있다. 그 예로는 ‘저출산고령화’, ‘사회양극화 해소’라는 이슈에 맞춰 예산을 분석하는 것이다.


 넷째, 분석과 함께 요구안까지 작성한 단체의 경우는 기존의 예산감시운동의 한계를 뛰어 넘 는 대안예산안 작성의 의미를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는 곧 단순히 비판과 감시의 역할만이 아닌 직접적 주민참여를 가능하게 하였다는데 큰 의미를 갖고 있다.


 다섯째, 분석방법 등을 포함한 복지예산참여운동의 정형을 이루기 위한 노력이 전개되어졌다. 경기복지시민연대와 복지세상을열어가는시민모임에서 각각 복지예산참여운동에 대한 매뉴얼을 작성한데 이어, 올해에는 지역복지운동단체네트워크 차원에서 매뉴얼을 작성하였다. 이 과정을 통해 그 동안의 복지예산참여운동에 대한 공동의 평가작업이 가능하였고, 활동가들간의 개별역량을 모아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5. 향후 과제



2000년대에 들어서 개별적, 단절적으로 이루어지던 복지예산 참여운동이 분권교부세 도입을 계기로 그 어느 때보다 관심이 높아졌고, 확산되어져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험의 부족과 합의된 운동방식을 도출하지 못한 상태에서의 한계는 향후 활동의 과제를 제시해준다고 볼 수 있다.



우선 한정된 자원내에서 복지예산의 적정한 확충 범위는 어디까지인지, 지방정부 복지예산의 범주를 어디까지 할 것인지 등에 대해 아직은 일치된 합의점이 없는 상태로, 이는 매 활동마다 새로운 고민을 던져주고 있다.


또한 결산에 대한 분석이 이루어지지 못하는 점이라든지, 대안예산안의 객관성 확보, 대안예산안을 지방정부에 요구했으나 지방정부에서 받아들이지 않을 때, 후속대응활동의 다양한 방식이 부족하다는 것 등이다.



이런 한계를 뛰어 넘어 향후 해결해야 할 과제는 다음과 같다고 할 수 있다.


첫째, 복지예산의 범주에 대한 합의된 일치점 없이 현재는 정부의 예산 구조하에서의 사회보장비를 중심으로 참여예산운동이 진행되고 있으나, 앞으로는 해당 지방정부의 전체예산을 복지의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는 예산분석 기법이 구체적으로 연구되어야 한다.


둘째, 복지예산이 과거에 비해 증액되어졌고, 지방정부의 예산감시 활동이 아직은 부족한 상태에서 중복성 사업 등 지방정부의 복지예산에 대해 효율성의 측면에서도 접근이 필요할 것이다.


셋째, 여전히 중앙정부 사업이 대다수인 현실에서 중앙정부 복지예산에 대한 공동의 활동이 부족한 현실이다. 복지예산 확충운동 및 참여운동 진영의 중앙정부 복지예산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넷째, 복지예산만을 별도로 진행하기 보다는 다른 분야의 시민사회진영과 함께 하는 공동대응이 필요하고, 이러한 활동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행정학, 재정학 등의 학제간 연구가 활성화되어야 한다.





참고자료:



윤영진 외(2007). 복지재정과 시민참여. 나남출판
이태수(2004), “복지재정 확충운동” 복지동향 72호
허윤범(2005), “지방정부 복지예산에 대한 대응” 지역복지운동단체네트워크 활동가대회 자료집

월간 <복지동향> 2007년 08월호(제10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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