갭투기·‘똘똘한 한 채’ 수요 막을 구조적 대책 시급
왜곡된 세제 바로잡고 투기 억제 위한 종합대책 마련해야
오늘(10/15) 이재명 정부가 세 번째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핵심은 규제 지역 확대(서울 전역 및 경기 12곳 지정)와 대출 규제 강화이다. 이를 통해 서울과 주변 수도권에서 다주택자 주택 취득을 억제하고 거주 목적의 실수요자 주택 취득을 유도해나가겠다는 취지는 이해가 된다. 그러나 1주택자 전세대출 DSR 적용, 15억 원 초과 주택부터 대출 축소 등 여전히 좁은 범위의 핀셋 규제와 특정 지역 규제에 머물러 있어 투기 수요를 차단하는 데 한계가 있다. 무엇보다, 집값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똘똘한 한 채’ 현상을 억제할 부동산 세제 강화 방안이 빠졌다는 점이 심각한 문제다. 투기 규제를 위한 부동산 세제 강화를 회피한 채, 규제 지역 확대나 핀셋 대출 규제와 사후적 관리·감독 강화에만 의존하는 처방은 역대 정권의 사례에서 보듯 장기적으로는 성공하기 어렵다. 참여연대는 핀셋 수준을 넘어서는 포괄적인 부동산 대출 규제 강화, 투기를 억제할 부동산 세제 강화, 갭투기 차단, ‘똘똘한 한 채’ 방지책 등을 포함한 근본적이고 종합적 대책 마련을 촉구한다.
정부가 시장의 눈치를 보며 소극적으로 대처해서는 작금의 부동산 시장 불안과 가격 상승을 잠재울 수 없다. 정부는 이번 집값 상승 랠리가 현금 부자와 갭투자자의 ‘똘똘한 한 채’ 현상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을 여전히 외면하는 것으로 보인다. 전세대출을 DSR에 포함해야 한다는 요구는 문재인 정부 시기부터 제기되었지만, 이번 대책은 1주택자 전세대출만 포함하는데 그쳤다. 투기성 주택 수요를 근본적으로 억제하려면 전세 대출 전반을 DSR 적용 대상으로 확대하고,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의 위험가중치 하한도 현재 15%에서 20% 수준의 상향이 아닌, 당초 검토한 25% 수준으로 상향해 금융기관의 과도한 부동산 대출 유인을 차단하고, 부동산에 유입되고 있는 자금을 생산적 부문으로 돌려야 한다. 이를 종합해보면, 이번 대책은 부동산 금융 규제에서도 여전히 소극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또한,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 확대, 토지거래허가제 강화 등을 통해 단기적으로 시장 과열 현상과 투기 수요를 진정시킬 수는 있겠지만, 그 효과가 장기적으로 지속되기는 어렵다. 무엇보다 정권이 변동되거나 정부 지지율이 하락하면 이런 정책은 언제든지 바뀌는 것을 시장에서는 알고 있기 때문이다. 현행 구역 지정 방식은 투기 세력이 지역을 옮겨가며 투자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 두고 있으며, 규제지역이라 하더라도 전매제한과 실거주의무가 약하고, 재건축부담금 완화 등 투기 규제 장치가 대폭 완화된 상황이라 정책 효과는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토지거래허가제가 적용되면, 2년 실거주 의무로 단기 갭투기를 일정 부분 막을 수는 있겠지만, 실거주 요구 기간이 짧아 실수요를 가장한 투자성 수요가 다시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 예를 들어 독일의 경우 주택 양도소득세를 면제 받으려면, 10년 이상 실거주해야 하는데, 이러한 제도적 장치 없이는 투기 억제 효과가 지속되기 어렵다. 이와 같은 한국의 부동산 세제의 허점을 방치한 상태에서 규제지역 확대나 대출 규제만으로는 현금과 전세를 활용한 투기 수요를 전부 차단하기 어렵고, 두더지잡기 게임처럼 여기 저기 출몰하는 투기 세력으로 인해 시장 불안도 계속될 수 있다. 따라서 부동산 과세 체계를 정비해 부동산 투기로는 돈을 벌 수 없게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고 장기적인 대책이다.
그런 관점에서, 이번 대책에서 세제 개편 역시 ‘검토하겠다’는 언급에 그친 점은 매우 문제다. 이번 토지거래허가제 및 조정대상지역 설정은 실거주 목적의 거래를 중심으로 건전한 부동산 거래를 유도하겠다는 취지인 만큼, 보유세와 양도세 개편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윤석열 정부에서 후퇴된 부동산 세제와 금융 규제의 정상화 없이는 ‘똘똘한 한 채’ 집중 현상도 갭투기 수요도 억제할 수 없다. 또한 서울, 수도권 일부 지역에 집중되는 인구와 주택 수요를 비수도권으로 분산시키기 위한 국토 균형 발전 차원의 중장기 전략을 마련하여야 한다. 재차 강조하지만, 윤석열 정부를 비롯한 역대 정부의 무분별한 부동산·금융 규제 완화와 종합부동산세·양도세·취득세 감면 등 전방위적인 부동산 감세 정책을 바로 잡지 않는 한, 국지적인 처방으로는 시장 불안과 집값 상승을 잠재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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