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대란’ 표현은 아파트 중심의 임대차 시장 불안 부추겨, 제대로 봐야
전월세 상승 원인은 인허가·착공량 급감, 정비사업의 이주 수요 증가, 매매가 상승에 따른 전세가 상승, 갱신 증가 등 복합적
최근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월세 가격이 상승하면서 임대차 시장 불안을 우려하는 언론 보도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부 언론과 보수 정당은 아파트나 특정 지역의 사례를 단편적으로 부각하거나 시기와 지역을 구분하지 않는 오류를 범하며 시장의 불안을 조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단편적 보도는 전월세 시장의 실태를 왜곡하고 사실을 호도할 뿐만 아니라, 전월세 상승의 원인을 정부 정책 비판이나 부동산 세제 정상화를 저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심각한 문제입니다. 이에 참여연대는 전월세난의 실태와 원인에 대해 팩트체크를 진행했습니다.
팩트체크 🧐🔍
1. (전세대란) 이사갈 집이 없다, 전월세가 줄었다?
➡ 아파트 전세 거래 감소했지만, 2021년 1분기보다 많아.. ‘대란’은 과도한 공포마케팅
| “아파트 ‘전세 대란’… 거래량 10년來 최저 (파이낸셜뉴스, 2026.6.1)” “서울 아파트 전세 대란 현실화… 서민 주거 불안 커진다” (아시아타임즈, (2026.6.12) |
‘26년 1분기 아파트 전세 거래 3.2만 건, 5년 평균 3.8만 건보다 감소했지만, 2021년 1분기 3.1만 건보다 많았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19년까지 서울의 아파트와 비아파트 전세 거래 건수는 유사했다. 이후 2022년 2분기까지는 비아파트가 더 많았으나 2022년 3분기부터는 아파트 거래가 비아파트를 넘어섰고, 2023년 1분기에는 4.4만 건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는 2025년 1분기 4.1만 건으로, 최고점이었던 2023년 1분기 이후 4만 건 이상을 유지하다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그림1 참고> 최근 5년(2021~2025년) 평균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는 연 평균 13.5만 건이며, 새학기 수요가 집중되는 1분기 평균은 3.8만 건이다. 2026년 1분기 아파트 전세 거래는 3.2만 건으로 5년 평균보다 6천 건(약 15.8%) 감소했지만, 2021년 1분기 3.1만 건보다 1천 건(약 3.2%)많다. 최근 5년 중 최고치였던 2023년과 비교하면 감소했지만, 장기 추세에서 예외적으로 낮은 수준이라고 보기 어렵다.
서울 비아파트 전세 거래는 2021년 2분기 3.6만 건으로 최고점을 기록한 이후 2023년 2분기부터 2만 건 대로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최근 5년(2021~2025년) 평균 서울 비아파트 전세 거래는 연간 10.7만 건이며, 신학기 시작 등으로 거래가 빈번한 1분기는 평균 3만 건으로 나타났다. 2026년 1분기 비아파트 전세 건수는 2만 건으로 5년 평균보다 1만 건(약 33%) 감소했다. 비아파트 전세거래 건수 감소는 매물 부족 때문이라기보다 전세사기 여파로 비아파트 전세 기피 현상이 지속되고, 월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나타난 임대차 시장의 구조적 변화로 볼 수 있다.
<그림1> 서울 주택 유형별 전세 건수 변화(2021~2026년)

자료 :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 한국도시연구소 실거래가 분석 보고서 재가공
2. 전월세 급등, 정부 규제 때문이다?
① 토지거래허가제가 확대되면서 무주택 실수요자 매입이 많아져 전세가 줄었다
②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유예 폐지로 다주택자 매물이 늘면서 전세가 줄었다
③ 계약 갱신권을 행사하면서 전세매물 공급이 줄었다
④ 전세대출 규제 및 보증강화로 임대인이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면서 전세매물이 줄었다
➡ 전월세 상승세가 나타나지만, 그 원인이 언론에서 주장하는 위 4가지 정부 규제에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윤석열 정부 시기 인허가와 착공 물량 급감, 재건축·재개발 이주 수요증가, 매매가 상승에 따른 전세가 상승, 갱신 증가 등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 “서울 강북도 ‘월세 300만원’…잘못된 처방 고집 말아야” (한국경제, 2026. 6. 23) “실거주 강화에 전세 매물 감소…서민 주거 불안 우려”(연합인포맥스, 2026. 6. 22) “대출만 조인다고 집값 못 잡아”…월세 난민으로 내몰리는 청년”(서울경제, 2026.7.9) |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살펴본 결과, 2026년 1월부터 6월까지 강북구 아파트 월세 거래 건수는 총 1,416건이었으며, 이 가운데 월세 300만 원 이상 거래는 4건(0.28%)에 불과했다. 해당 사례는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6.2억 원)을 크게 웃도는 전세가 9.5억 원 수준의 전용면적 84㎡ (25평, 방 3개) 신축 아파트로 고가 주택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를 일반적인 ‘ 월세 급등’ 사례로 보기 어렵다.
해당 기사에서는 실제 주택 가격, 보증금, 면적 등 중요한 정보를 제외해 객관성이 떨어질 뿐 아니라 사실을 호도하고 왜곡할 소지가 있다. 또한 전세 품귀와 월세 급등의 원인을 정부의 대출금지, 갭투기 차단, 실거주 유도 정책 등으로 단정하기 어렵다. 최근 전월세 시장은 입주 물량 감소, 정비사업에 따른 이주 수요 증가, 임대차 시장 구조 변화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의 호당 전세가는 2021년 1분기 5.2억 원부터 꾸준히 상승해 2025년 4분기(6.4억 원) 정점을 찍고 2026년 1분기(6.2억 원)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난다(그림2 참고).
<그림2> 서울 주택 호당 전세 가격 변화(2016년 1분기 ~ 2026년 1분기)

자료 :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 한국도시연구소 실거래가 분석 보고서 재가공
서울 아파트 호당 월세 가격은 2021년 1분기 104만 원에서 지속적으로 상승해 2025년 3분기 170만 원으로 최고점을 기록했으며, 2025년 4분기 165만 원, 2026년 1분기 166만 원으로 다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림3> 서울 주택 호당 월세 가격 변화(2021년 1분기 ~ 2026년 1분기)

자료 :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 한국도시연구소 실거래가 분석 보고서 재가공
① 토지거래허가제가 확대되면서 무주택 실수요자 매입이 많아져 전세가 줄었다
➡ 무주택 실수요자 매입이 늘어났지만, 무주택자가 전세에서 매매로 전환하면 전세의 ‘공급’이 줄어드는 동시에 전세 ‘수요’도 함께 감소한다.
지난해 10.15 대책 발표 이후 서울 전역으로 토지거래허가제가 확대되었다. 국토교통부가 윤종오 의원실에 제출한 서울 지역 자금조달계획서(2025년 11월 ~ 2026년 4월)를 분석한 결과, 자금조달계획서에 본인과 가족이 입주한다고 밝힌 실수요자 매입 비율은 2025년 10월 62.6%에서 2026년 4월 82.3%로 19.8%p 증가했다. 기존 주택 보유가 확인되는 경우는 6%(3,933건)이며, 나머지 94%(60,908건)는 무주택자로 추정할 수 있다.
대부분의 무주택자가 전월세 거주자라는 점을 고려할 때, 무주택 실수요자 매입 증가가 전세 물량 감소의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주장은 논리적으로 타당성이 부족하다. 또한 국토연구원은 “토지거래허가제는 매매 매물의 유의한 감소 효과를 보이나 전월세 매물에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영향이 확인되지 않아 제도 효과가 시장별로 비대칭적으로 작용한다”고 분석한 바 있다. 다만 최근 서울 외 지역의 유입(이른바 ‘똘똘한 한채’ 현상)이 꾸준히 증가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에 대해서는 실거주의무 강화 등 다른 규제가 필요하다.
<표1> 토지거래허가제 실시 이후 자금조달계획서의 입주 계획 (25. 10~26.4)
| 구분 | 본인입주(a) | 가족입주(b) | 임대(c) | 그밖의 경우(d) | 합계(e=a+b+c+d) | 기존 주택 보유 여부 제출(f) | 무주택자 매입 추정(e-f) |
| 2025.10 | 5,888 | 333 | 3,615 | 108 | 9,944 | 732 | 9,212 |
| 2025.11 | 4,382 | 344 | 1,341 | 70 | 6,137 | 377 | 5,760 |
| 2025.12 | 5,542 | 383 | 1,681 | 84 | 7,690 | 477 | 7,213 |
| 2026.01 | 6,590 | 504 | 1,996 | 99 | 9,189 | 556 | 8,633 |
| 2026.02 | 6,867 | 478 | 1,492 | 107 | 8,944 | 583 | 8,361 |
| 2026.03 | 7,264 | 511 | 1,804 | 122 | 9,701 | 512 | 9,189 |
| 2026.04 | 10,225 | 674 | 2,232 | 105 | 13,236 | 696 | 12,540 |
| 합계 | 46,758 | 3,227 | 14,161 | 695 | 64,841 | 3,933 | 60,908 |
출처 : 국토교통부에서 윤종오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
②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유예 폐지로 다주택자 매물이 늘면서 전세가 줄었다
➡ 무주택 실수요자가 주택을 취득하면 전세 시장에서는 공급과 수요가 동시에 감소하므로, 전세 줄었다는 근거로 부적합하다.
자금조달계획서상 실수요자 매입 비율이 2025년 10월 62.6%에서 2026년 4월 82.3%까지 증가했으며, 이들 대부분은 무주택자로 추정된다.(표1 참고) 이는 다주택자가 내놓은 주택을 상당수의 무주택 실수요자가 취득했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즉, 전세 공급이 줄어든 것과 동시에 수요가 감소했기 때문에 단순히 전세가 줄었다고 보기 어렵다.
③ 갱신청구권을 행사하면서 전세매물이 줄었다
➡ 갱신청구권 사용률 증가는 세입자들의 주거비 부담을 완화하는 긍정적 효과가 있다.
국토연구원에서는 최근 서울과 수도권 전세가격 상승 흐름이 이어지면서 계약갱신청구권 사용률도 동반 상승하는 현상이 나타나며, 가격 상승 구간에서의 갱신 선택 확대 구조가 재현되고 있다고 보았다. 국토교통부는 임대차법 개정 이후 세입자들의 갱신청구권 사용으로 갱신율이 높아졌고, 갱신 계약의 77% 이상이 임대료를 5% 이하로 인상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는 갱신청구권 사용률 증가가 임대료 상승에 따른 세입자들의 주거비 부담을 완화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다만, 갱신청구권 사용률이 늘어날 경우, 신규 전세 매물을 찾는데 어려움이 생길 수 있고, 임대료 인상률상한제가 적용되는 갱신계약과 달리, 신규계약에는 제한이 없어 임대인이 미리 임대료를 올려 이중가격이 형성되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신규와 갱신계약에 따라 약 8,000만 원(84㎡)의 차이가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된다. 따라서 세입자 권리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임대차법의 추가 개정이 필요하다.
④ 전세대출 규제 및 보증 강화로 임대인이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면서 전세매물이 줄었다
➡ 전세사기와 깡통전세 피해를 막기 위한 전세대출과 보증 강화는 피할 수 없다. 과도한 전세대출이 집값 상승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 끊어야 하며 월세전환에 대해서는 주거취약계층에 대한 별도 지원대책 필요하다.
KB 주택시장 리뷰에 따르면 2026년 5월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164.3조 원으로 전월 대비 6천억 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전세 비중이 늘고 전세대출 규제 강화 기조가 지속되면서 전세자금대출 월 증감액은 9개월 연속 축소되었다. 무분별한 전세 대출과 보증이 깡통전세와 전세사기 피해를 키웠다는 점에서 전세대출 및 보증 관리 강화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국토연구원 또한 주택 임대차 시장 안정을 위해 전세자금대출 보증 축소와 DSR 적용의 단계적 확대를 제안하며, 전세 시장으로의 과도한 유동성 유입을 억제하고 차입 의존 구조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보았다. 전세사기 피해자가 4만 명에 육박하고 보증금 미반환 위험이 상존하는 상황에서, 세입자들이 주거 안정을 위해 월세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현실도 고려되어야 한다.
한편, 정부는 전월세 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이 ‘22~’24년 착공 감소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 시기 인허가와 착공 물량이 급감했고, 전월세 가격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 재건축·재개발 사업장의 이주가 본격화되면서 전세난이 빠르게 심화되고 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2.3만 가구 멸실에 1.8만 가구 이주 수요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연구원에서 전세가격 결정 요인을 분석한 결과, 전세가격은 지속적으로 매매가격 상승, 금리 인하의 영향을 받으며, 신규 및 갱신계약 증가도 가격 상승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전세 가격 변동은 수요와 공급 외에도 매매가격, 금리 등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미친다. 무엇보다 지역·유형·가격별로 상이한 양상이 나타나는 만큼 정부는 보다 면밀한 분석을 통해 연령·소득·보증금 규모별 맞춤형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정부가 해법으로 제시한 주택 공급 확대는 필요하지만,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해서는 임대차 규제를 강화하는 제도 개선이 요구된다. 최근 임대료 상승률이 높은 네덜란드, 독일, 미국 뉴욕 등에서 세입자들의 주거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임대료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무엇보다 언론에서 복잡한 전월세 시장의 특성을 무시한 채 특정 지역의 사례를 단편적으로 보도하여 전월세 시장의 실태를 왜곡하고 사실을 호도하는 보도를 중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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