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 무분별한 규제완화의 종합판, 초광역특구법 철회 촉구 노동·시민사회 기자회견

노동권·의료 공공성·주거권·정보인권 등 공익적 보호장치 훼손
소외·배제·박탈 아닌 포용·참여, 균분 가치 담은 지역균형발전 필요

20261026_초광역특구법 철회 촉구 기자회견 (1)
2026. 10. 26.(월) 오전 10시 30분 청와대 분수대 앞, 초광역특구법 철회 촉구 기자회견 <사진=참여연대>

오늘(10/26) 경제개혁연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민주노총,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참여연대, 한국노총, 경제민주화와 양극화해소를 위한 99% 상생연대, 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 좋은공공병원만들기운동본부, 주거권네트워크, 참여자치지역운동연대 등 노동·시민사회단체는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무분별한 규제완화의 종합판인 초광역특구법의 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기자회견은 한상희 참여연대 공동대표(건국대 명예교수)의 모두발언으로 시작했다. 한상희 대표는 초광역특구법이 노동과 환경, 생명과 안전, 기업의 거버넌스와 균형발전, 주민참여를 비롯한 민주주의와 참여의 연대 체제, 교육과 의료의 공공성 등 시민들이 오랜 투쟁으로 쌓아온 공동체의 가치와 제도를 무너뜨리는 법안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법안에 170여 차례 등장하는 ‘에도 불구하고’라는 표현은 기존 법률에 담긴 공익적 원칙을 기업의 투자와 이윤을 위해 예외로 만드는 이 법의 본질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한 대표는 민생이 성장의 수단이나 장애물이 아니라 성장과 발전의 목표가 되어야 하며, 국민주권정부라면 자본의 이윤보다 시민의 삶과 일상을 우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내란에 맞서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켜낸 시민들의 저항으로 출범한 정부가 오히려 그 가치를 훼손하면서 시민들의 저항이 이제 초광역특구법을 향하고 있다고 경고하고, 개발에 포용과 참여, 균분의 가치를 담을 수 있도록 법안을 처음부터 다시 설계하고 제정 추진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한성규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초광역특구법의 연구개발 종사자 등에 대한 이른바 ‘화이트칼라 이그젬션’ 도입과 선택적 근로시간제 확대, 기간제 사용기간 연장은 장시간 노동과 고용불안을 심화시키고, 외국인투자기업에 대한 무급휴일 허용과 파견 확대 특례는 노동자의 휴식권과 고용안정성을 훼손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 부위원장은 정부가 제안한 사회적 대화에서 본격적인 논의조차 시작되지 않은 상황에서 법안 발의는 사회적 대화의 신뢰를 훼손한다고 규탄했다.

이봉현 한국노총 대외협력본부장은 초광역특구법이 지역균형발전을 명분으로 사회적 반대에 부딪혀 온 노동규제 완화 과제들을 한꺼번에 담고 있다며, 특구에서 시작된 예외가 지역 간 노동조건 하향 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정부가 사회적 대화를 제안해 놓고 정작 합의되지 않은 노동특례를 담은 법안부터 발의한 데 대해 “한국노총은 이미 정해 놓은 결론에 도장을 찍어주는 들러리가 아니”라고 비판했다. 이 본부장은 초광역특구법의 즉각 철회와 함께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좋은 일자리와 공공서비스 확충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20261026_초광역특구법 철회 촉구 기자회견 (2)
20261026_초광역특구법 철회 촉구 기자회견 (3)

2026. 10. 26.(월) 오전 10시 30분 청와대 분수대 앞, 초광역특구법 철회 촉구 기자회견 <사진=참여연대>

노종화 변호사(경제개혁연대 정책위원)는 초광역특구법이 일반지주회사 손자회사의 증손회사 지분 보유 의무를 100%에서 50%로 완화하는 특례를 허용하고 있는데 이는 사실상 SK하이닉스만을 위한 특혜라고 비판하고, 재벌의 무분별한 사업 확장과 경제력 집중을 억제하기 위해 마련된 공정거래법의 최소한의 규제마저 SK하이닉스의 투자 필요에 맞춰 완화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첨단전략산업기금이 투자해 건설한 반도체 공장을 SK하이닉스에 빌려주는 방식까지 허용해 공적 기금이 과도한 투자 위험을 부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노 변호사는 정책 목적이 정당하더라도 경제력 집중 규제와 법집행의 공정성에 대한 신뢰를 훼손하고 공적 기금에 과도한 위험까지 부담시키면서 SK하이닉스에 특혜를 제공하는 것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호웅 변호사(민변 디지털정보위원회 위원장)는 초광역특구법이 개인위치정보에 대한 이용·제공 및 파기 의무를 완화하면서도 충분한 통제장치를 마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한, 광범위한 규제특례 심사에서 개인정보 보호와 정보주체의 권리 침해 여부가 독립적인 기준으로 규정되지 않았고 분산형 임상시험과 의료기기 실사용정보 활용에 따른 민감한 건강정보 보호도 미흡하다고 비판했다. 특히, AI 개발을 위한 데이터 활용 확대가 잇따라 추진되는 가운데 정보주체의 통제권과 사전 감독, 피해구제 장치에 대한 검토가 부족하다는 점도 문제로 꼽았다. 최 변호사는 AI 산업 육성을 명분으로 국민의 정보인권을 희생시켜서는 안 되며, 개인정보 보호원칙과 실효적인 감독체계를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주호 주거권네트워크 활동가는 이 법은 ‘초광역특구법’이 아니라 ‘하이닉스특별시법’, ‘재벌 무법지대법’이라면서 지역균형발전을 구실로 지역을 재벌대기업의 식민지 플랜테이션 농장으로 넘겨주는 일이라고 강력 비판했다. 김 활동가는 특구법이 택지개발, 주택공급 등의 사업시행자를 민간사업자까지 확대해 SK에코플랜트나 삼성물산이 직접 사업을 시행하고 막대한 수익을 가져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들에게 주민의 토지를 강제로 수용할 수 있는 무소불위의 권한을 부여하고, 분양가상한제, 공공임대주택 의무비율, 일조권 보장을 위한 고도제한, 마감재 목록표 제공 등의 규제에도 예외를 적용했다고 비판했다. 김 활동가는 정부가 수도권의 높은 자산가격에 상응하는 보유세를 부과하고 이를 지역에 재투자하기는커녕 수도권 표심을 의식해 지역주민들에게 희생을 떠넘기는 비겁하고 무책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초광역특구법이 지역과 시민의 삶을 개선하기보다 기업의 투자 편의를 위한 광범위한 규제완화와 특혜 제공에 치중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정부여당이 초광역특구법을 즉각 철회하고, 노동권과 공공성, 시민의 기본권과 경제민주화 원칙이 지켜지는 실질적인 지방주도성장 방안을 제시할 것을 촉구했다.

20261026_초광역특구법 철회 촉구 기자회견 (4)
2026. 10. 26.(월) 오전 10시 30분 청와대 분수대 앞, 초광역특구법 철회 촉구 기자회견 <사진=참여연대>

기자회견문

무분별한 규제완화의 종합판, 초광역특구법 철회하라!

지역균형발전 명분으로 노동권·공공성·경제민주화 원칙 허물어서는 안 된다


수도권으로의 인구와 산업 집중, 지역 간 불균형 심화와 지방소멸 위기는 방치할 수 없는 우리사회의 과제다. 지역의 산업 기반을 확충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시민들의 삶을 개선하기 위한 국가적 지원과 정책 전환이 절실하다. 반도체·AI 등 첨단산업 육성과 기후위기 대응도 중요한 과제다. 그러나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동자와 시민의 권리를 후퇴시키고 재벌의 경제력 집중을 억제하기 위한 제도를 허물고, 의료와 주거의 공공성까지 훼손해야 할 이유는 없다. 지역균형발전과 산업 육성이 기존 법제와 시민의 권리를 무너뜨리는 명분이 될 수 없다.


하지만 정부와 여당이 지난 10월 20일 발의한 약칭 초광역특구법은 정반대의 길을 제시하고 있다. 지역균형발전과 전략산업 육성을 내걸고 있지만, 실제로는 노동·경제·의료·주거·환경 등 사회 전반에 걸쳐 기업이 요구하는 규제완화를 한꺼번에 추진하는 법안이다. 법안 스스로 ‘메뉴판식 규제특례’, ‘기업수요 맞춤형 규제유예’, ‘최고 수준의 규제특례’를 내세우고 있다. 지역발전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보다 기업에 어떤 규제를 더 풀어줄 수 있는지를 앞세운 것이다. 이렇듯 정부여당은 지역균형발전이라는 절박한 과제를 무분별한 규제완화를 밀어붙이는 수단으로 삼고 있다.


정부여당이 내놓은 두 가지 초광역특구법은 모두 이러한 문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노동시간과 기간제 사용기간에 관한 특례, 외국 설립 법인에 대한 의료기관 개설 특례 등 일부 조항을 덜어낸 법안도 발의되었지만, 외국인투자기업의 무급휴일 허용과 파견 대상 업무·기간 확대 등 노동규제 완화는 여전히 남아 있다. 특정 재벌의 투자구조에 맞춘 지주회사 규제 완화와 공적 기금 지원, 주택공급과 토지수용에 관한 특례, 의료 분야의 규제완화도 마찬가지다. 일부 특례를 조정했다고 해서 법안의 본질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주 52시간상한제 등 논란이 된 일부 조항만 덜어내면 나머지 특례는 그대로 밀어붙여도 된다는 것인가.


노동시간과 고용, 지주회사 규제, 의료기관 운영, 주택공급과 토지수용, 환경영향평가와 주민 의견 수렴에 관한 제도들은 오랜 사회적 논의를 거쳐 마련된 것이다. 이를 특구라는 이유만으로 완화하거나 배제해서는 안 된다. 더욱이 두 법안은 기업의 추가적인 규제유예 신청과 특례의 확산까지 허용하여 특정 지역의 예외과 다른 지역과 산업으로 확대될 길을 열어두고 있다. 기업의 투자 편의를 위해 법률로 정한 원칙을 예외로 만들고 그 예외를 끝없이 늘려도 된다는 것인가.


우리 노동시민사회는 기업 투자와 산업 육성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대규모 산업시설을 유치하고 기업에 각종 특혜를 제공한다고 해서 지역의 지속가능한 발전이나 시민 삶의 개선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두 법안은 이러한 문제보다 규제를 풀고 기업을 지원하는 데 치중하고 있다. 기업의 성장과 지역의 발전을 동일시하는 낡은 방식으로는 지방소멸과 지역 불균형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지방소멸 위기와 지역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려면 기업의 요구를 받아 적은 규제완화 목록이 아니라, 지역의 산업과 일자리, 주거와 의료, 공공서비스를 함께 발전시킬 근본적인 정책이 필요하다. 노동권을 보장하고 재벌의 경제력 집중을 억제하는 경제민주화 원칙을 지키며, 의료·주거·환경의 공공성과 시민의 기본권을 훼손하지 않는 산업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지역균형발전은 이러한 원칙을 포기해서 얻는 것이 아니라 그 원칙 위에서 실현해야 할 과제다.


정부여당은 무분별한 규제완화의 종합판인 초광역특구법을 즉각 철회하고, 노동권과 공공성, 시민의 기본권과 경제민주화 원칙이 지켜지는 실질적인 지방주도성장 방안을 제시하라!

2026년 10월 26일


경제개혁연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민주노총,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참여연대, 한국노총, 경제민주화와 양극화해소를 위한 99% 상생연대, 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 좋은공공병원만들기운동본부, 주거권네트워크, 참여자치지역운동연대

기자회견 개요

  • 제목 : 무분별한 규제완화의 종합판, 초광역특구법 철회 촉구 노동·시민사회 기자회견
  • 일시 장소 : 2026. 10. 26. 월 10:30 / 청와대 분수대 앞
  • 주최 : 경제개혁연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민주노총,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참여연대, 한국노총, 경제민주화와 양극화해소를 위한 99% 상생연대, 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 좋은공공병원만들기운동본부, 주거권네트워크, 참여자치지역운동연대
  • 프로그램
  • 모두발언 : 한상희 참여연대 공동대표/건국대 명예교수
  • 노동 분야
    • 한성규 민주노총 부위원장
    • 이봉현 한국노총 대외협력본부장
  • 경제 분야 : 노종화 변호사/경제개혁연대 정책위원
  • 보건의료 분야 : 김재헌 무상의료운동본부 사무국장
  • 정보인권 분야 : 최호웅 변호사/민변 디지털정보위원회 위원장
  • 주거부동산 분야 : 김주호 주거권네트워크 활동가
  • 기자회견문 낭독
    • 정호철 경실련 경제정책팀 부장
    • 서이슬 좋은공공병원만들기운동본부 사무국장
    • 전은경 참여연대 복지조세팀장
  • 사회 : 김은정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 붙임자료1. 기자회견문
▣ 붙임자료2. 기자회견 개요
▣ 붙임자료3. 발언문 전문
▣ 보도자료 [원문보기/다운로드]

정부지원금 0%, 회원의 회비로 운영됩니다

참여연대 후원/회원가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