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소청·중수청 설치에 따른 형사사법체계 개혁 방안 시리즈 토론회 Ⅱ
수사기관-공소기관 간 협력모델·수사절차법 제정 방향 논의

오는 10월 2일(금), 검찰청이 폐지되고 법무부 소속 공소청, 행정안전부 소속 중대범죄수사청(이하 ‘중수청’)이 설치될 예정입니다. 새로운 기관 설치만으로 검찰이 가졌던 구조적 문제가 해소되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지난 수사권 조정 후 수사가 지연되고 이로 인해 피해자의 고통이 더 심해졌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여기에는 기관 간 협력을 ‘선의’에 맡겨둔 국회와 정부의 책임이 큽니다. 수사-기소의 분리라는 중대한 변화 후 일련의 형사사법 절차가 안착하기 위해서는 수사기관과 공소기관 간 협력 방안을 면밀하게 제도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수사기관이 범죄를 수사할 때에 지켜야 할 적법절차를 규정함으로써 피의자, 피해자, 참고인 등의 권리를 보장하고 피해자에 대한 신속한 원상회복과 권리구제를 목적으로 하는 수사절차법 제정도 공론화될 필요가 있습니다. 이에 참여연대는 오늘(6/29) ‘공소청·중수청 설치 후 형사사법체계, 연착륙 방안은 무엇인가’를 대주제로 형사사법체계 개혁 방안 시리즈 2차 토론회를 개최했습니다. 한상훈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오늘 토론회에서는, 수사기관과 공소기관 간 협력 방안과 수사절차법 제정의 필요성을 중심으로 화두를 던졌습니다.


첫 번째 발제를 맡은 유승익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소장(명지대 법학과 객원교수)은 ‘형사사법 수사기관-공소기관 간 협력방안’을 제안했습니다. 유승익 소장은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가 공소청법의 취지에 부합한다고 전제하면서, 일선에서 제기되는 ‘사법적 비상상황’(공소시효 임박, 증거 휘발, 수사기관의 반복적 불이행 등) 우려에 다음과 같은 대안을 제시했습니다. 직접수사권 부활이 아닌 ‘긴급 보완수사요구’ 신설, 수사팀 교체요구권, 수사심의위원회 실질화 등 협력·견제 장치의 정교화로 대응하는 것입니다. 또한 검사의 부수적 조사 활동을 ‘기소 심사의견서’로 명칭을 바꾸어 수사가 아닌 비권력적 행정작용으로 재정립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실무적 방안으로 차세대 디지털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를 통한 검경 실시간 소통, 사건을 경찰로 반환하지 않고 검사가 기록을 계속 관리해 책임성을 강화하고 사건의 맥락유지와 기소여부 결정에 있어서 신속성을 꾀할 수 있는 ‘추완’ 방식으로의 전환, 표준화된 보완수사요구서 도입, 영국 CPS의 ‘조기 조언(Early Advice)’ 제도, 경찰관서 내 검사 상주 제도 등을 제시했습니다. 다만 보완수사요구가 수사지휘로 변형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두 번째 발제를 맡은 오병두 홍익대 법과대학 교수는 ‘형사사법체계 개혁에 있어 수사절차법 제정의 필요성과 주요 원칙’을 발표했습니다. 오병두 교수는 검사를 수사의 핵심 주체로 전제하고 있는 현행 형사소송법 체계상, 단순히 조문에서 ‘검사’ 표현을 삭제하는 방식으로는 ‘수사와 기소의 분리’를 완성하기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형사소송법의 준용 구조로 인한 비체계성, 수사권 다원화 상황에 대한 통일적 규율의 부재 등을 근거로, 형사소송법과 독립된 수사절차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수사와 기소의 분리’에 따른 최근 입법적 변화는 ‘법적 혁명(패러다임 전환)’이라 표현하며, 이러한 상황에 상응하는 통제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구체적인 제안사항으로는 수사의 목적과 기본원칙을 명시하는 조항 신설, 수사 개념을 직접 정의하기 보다는 수사기관의 범위를 법정하는 방식의 채택, 강제처분의 통일적이고 명료한 규율화, 내사·수배·출국금지 등 현재 법률상 근거가 불분명한 ‘적법성 통제의 사각지대’에 대한 명문 규정 법률화 등을 제시했습니다. 이러한 문제 의식을 담아 오병두 교수는 총칙부터 수사기관, 수사기관의 책임과 의무, 임의수사와 강제수사, 수사의 종결, 피의자의 권리, 피해자의 권리 등 구체적인 수사절차법 목차(안)을 함께 제시했습니다.



토론에 나선 장주영 늘푸른합동법률사무소 변호사는 검경수사권 조정 이후 검경이 법령상 협력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자신들의 편의대로 제도를 오용하고선 모두 제도의 탓으로 돌리고 있다고 비판하며, 실질적으로 협력의무를 이행할 수 있도록 규범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즉 검사와 사법경찰관의 협력의무를 수사준칙 차원에서 형사소송법 차원으로 상향 입법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중요사건 사전 협의 의무화, 보완수사요구 이행기한을 현행 3개월에서 30일로 단축, 보완수사 결과의 서면 통보 의무화, 보완수사가 부실할 경우 상급부서·다른 수사기관에 재요구할 수 있는 절차 신설 등 사건 지체 방지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했습니다. 아울러 불송치 결정에 대한 고발인의 이의신청권 회복, 재수사요청 사건에 대한 보완수사요구 규정 준용 등도 제안했습니다.
김혜경 계명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형사사법체계 개혁 논의가 보완수사와 보완수사요구 논쟁에 매몰되는 작금의 상황에 있어 ‘국민은 어디에 있는 것인가’ 반문 했습니다. 사법개혁의 본질은 어느 기관에 보완수사권을 주느냐 아니냐가 아니라, 검사를 플레이어가 아닌 공익의 대표자이자 순수한 소추관으로 자리매김 시키고, 수사의 적법성을 감시하고 인권을 옹호하는 법률 전문가라는 본연의 역할로 돌아가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를 위해 김혜경 교수는 법원과 검찰의 관계(영장 기각 시 보완명령권 없이 기각만 가능한 구조)에 견주어, 검사가 경찰에 대해 명령·요구권을 갖는 대신 ‘공소협조권’이라는 대등한 협력관계로 재설계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보완수사는 본질적으로 수사 종결 이후의 ‘재수사’로 인식되어 국민의 법적 안정성을 해친다는 것입니다. 아울러 형사절차가 수사 – 공판- 형집행 등 3단계로 진행되는데, 형집행은 별도법이 규정하는 반면, 수사는 수사준칙으로, 수사와 공판은 형사소송법으로 규정되고 있어 법체계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하며, 수사절차법 제정이 필요하다는데 공감했습니다.
김영중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공소청·중수청의 물적·제도적 출범 준비가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수준으로 진행되고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며, 공소청법 제4조의 검사 직무 규정이 해석에 따라 오히려 확장될 가능성을 우려했습니다. 또한 형사사건 처리기간 증가가 보완수사요구 운영방식만의 문제인지에 대해 통계를 토대로 면밀한 진단이 필요하다고 짚었습니다. 발제자가 제안한 ‘추완’ 방식, 표준화된 보완수사요구서, 수사심의위원회 강화 등 제안에 대체로 공감을 표하면서도, 인사이동에 따른 사건 연속성 문제, 검사 파견제 도입의 현실적 어려움 등 실무적 보완점을 제시했습니다. 아울러 보완수사요구를 3회로 제한해 계속적 ‘사건 떠넘기기’를 방지하고, 경찰의 부실수사를 방지하기 위한 내부 통제 및 외부위원이 참여하는 위원회를 통한 사건 점검 등을 제안했습니다. 수사절차법에 대해서는 형사소송법의 비체계적 편제, 디지털 증거 등 새로운 수사기법의 등장, 수사기관 다원화 상황을 근거로 제정 필요성에 동의했습니다.
오늘 토론회는 수사와 기소의 조직적 분리가 결국 수사기관-공소기관 간 협력 시스템과 견제 장치의 구체적 설계 여부에 따라 그 성패가 갈린다는 점을 확인하는 자리였습니다. 공소청·중수청 출범일이 3개월 정도 남은 상황에서 정부와 국회는 보완수사권 논쟁에 더이상 매몰될 것이라 아니라, 형사사법체계 변화가 연착륙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을 조속히 논의하고 도입해야 할 필요가 큽니다. 참여연대는 형사소송법 개정 등 후속 입법 과정에서 논의되고 반영돼야 할 형사사법체계 개혁 과제를 톺아보고, 바람직한 형사사법체계개혁안 마련을 위한 시민사회 의견을 수렴해나가고자, 〈공소청·중수청 설치에 따른 형사사법체계 개혁 방안 시리즈 토론회〉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오는 7월 6일(월)에는 3차 토론회 ‘공소청·중수청 설치 후 형사사법체계, 권한 남용 통제 방안은 무엇인가’로 시리즈 논의를 이어갈 예정입니다.
공소청·중수청 설치에 따른 형사사법체계 개혁 방안 시리즈 토론회 Ⅲ 개요
- 3차 : 공소청·중수청 설치 후 형사사법체계, 권한 남용 통제 방안은 무엇인가
- 일시 : 7월 6일(월) 오후 1시
- 사회 : 한상희 참여연대 공동대표
- 발제1 : 수사권·기소권의 민주적 통제, 시민사법 제안(일본 검찰심사회 모델 적용) / 오병두 홍익대 법과대학 교수
- 발제2 : 형사사법체계 개혁, 수사기관 권한에서 피해자 권리 중심으로 / 정도희 경상국립대 법학부 교수
- 토론
- 윤동호 국민대 법학과 교수
- 황문규 중부대 인문사회학부 교수
- 김재희 성결대 파이데이아학부 교수
- 토론회에서 발표되는 의견과 입장은 발제자 및 토론자의 개별 의견으로 향후 사회적 논의와 토론을 위한 것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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