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소청·중수청 설치에 따른 형사사법체계 개혁 방안 시리즈 토론회 Ⅲ
시민참여형 통제모델과 피해자 중심 수사절차법 제정 방향 논의

오는 10월 2일(금) 검찰청이 폐지되고 법무부 소속 공소청, 행정안전부 소속 중대범죄수사청(이하 ‘중수청’)이 설치됩니다. 그러나 새로운 두 기관의 설치만으로 검찰이 오랫동안 보여온 권한 남용의 문제가 해소되는 것은 아닙니다. 수사권과 기소권이 분리되더라도 각 기관이 견제 없이 권한을 행사한다면 또 다른 형태의 ‘무소불위’ 기관으로 전락할 수 있습니다. 공소청과 중수청이 상호 견제하고, 민주적 통제를 위한 실효적 장치를 갖추는 것이 후속 입법 논의의 핵심 과제입니다. 아울러 형사사법체계의 중차대한 변화 속에서 피해자와 시민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제도를 면밀하게 설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에 참여연대는 오늘(7/6) ‘공소청·중수청 설치 후 형사사법체계, 권한 남용 통제 방안은 무엇인가’를 대주제로 형사사법체계 개혁 방안 시리즈 3차 토론회를 개최했습니다. 한상희 참여연대 공동대표(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오늘 토론회에서는, 수사권·기소권에 대한 시민참여형 통제방안과 피해자 권리 중심의 수사절차법 제정 방향을 중심으로 논의가 이뤄졌습니다.


첫 번째 발제를 맡은 오병두 홍익대 법과대학 교수는 ‘수사권·기소권의 민주적 통제 – 시민사법 제안’을 발표했습니다. 오병두 교수는 형사사법체계에 대한 통제방식을 ‘관료사법’(기관 간 통제), ‘전문가사법’(외부 전문가 참여형 위원회), ‘시민사법’(일반 시민의 직접 참여)으로 구분하였습니다. 최근 제정된 「공소청법」의 사건심의위원회와 「중수청법」의 수사심의위원회가 “사법제도 등에 관한 학식과 경험을 가진 사회 각계의 전문가”를 위원으로 위촉하도록 규정하면서도 ‘시민참여’라는 표어가 사용되어 있어 기존 ‘관료사법’을 온존시키면서 이를 정당화하는 수단으로 활용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두 위원회 모두 심의 결과에 구속력이 없는 단순 심의기구에 그치고 있어, 이재명 정부가 국정과제로 제시한 ‘수사·공소심의위원회 구성 다양화 및 기속력 강화’와는 거리가 있다고 짚었습니다.
오병두 교수는 수사와 기소에 대한 시민사법적 통제모델로, 수사단계의 통제모델로 영국의 IOPC(독립경찰민원조사위원회)를, 기소단계의 통제모델로 미국의 대배심과 일본의 검찰심사회를 비교 검토한 뒤, ‘수사와 기소의 분리’를 전제로 ‘공소심의위원회’(가칭) 모델이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습니다. 이는 일본의 검찰심사회의 운영 부담이 적은 조직적 구성(법원이 구성하고 일반 시민이 무작위로 참여하는 방식)에 미국의 대배심처럼 기소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기능을 결합한 것으로, 일반 시민이 형사사법 절차에 직접 참여해 권한 행사를 견제한다는 점에서 현실적으로 시민사법을 실현하는 방안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두 번째 발제를 맡은 정도희 경상국립대 법학부 교수는 ‘형사사법체계 개혁, 수사기관 권한에서 피해자 권리 중심으로’를 주제로 발표했습니다. 정도희 교수는 우리 누구나 언제든 피해자로 전락할 수 있는 현실에서, 수사기관 간 권한 배분 논의를 넘어 절차 내 피해자의 입장을 실질적으로 반영할 장치가 필수적으로 마련돼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현행 형사소송법은 수범자인 국민이 이를 정확히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에 수사절차법 제정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커지고 있다고 언급하며, 수사절차법 성안 논의에서 피해자의 권리와 직결된 내용을 함께 다룰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정도희 교수는 향후 수사절차법이 제정될 것을 전제로 다음과 같은 입법 방향을 제시했습니다. 피해자 범위 확정 및 보호 원칙의 명문화, 2차 피해 방지, 신원·신변 보호, 수사 진행상황 및 처분 결과에 대한 국가의 능동적 통지 의무화, 신뢰관계인 동석권 및 의견진술권 강화, 변호인 조력권 보장, 증거보전청구권 신설, 수사기관 종사자 대상 피해자 인권교육 강화 등이 대표적입니다. 아울러 이에 기초한 구체적인 조문안도 함께 소개하며, ‘피해자의 권리 회복이 곧 정의 실현’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토론에 나선 김재희 성결대 파이데이아학부 교수는 작금의 상황에 형사사법체계에 급진적이고 본질적 변화를 요구받고 있으나, ‘개혁’이라는 단어 자체에는 새롭게 고친다는 뜻만 담겨있다고 지적하며, 점층적으로 다듬어 가는 과정으로 좋아진다는 의미까지는 담겨 있는 ‘개선’의 계기가 돼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이어 오병두 교수의 발제와 관련해 ‘전문가사법’과 ‘시민사법’을 가르는 실무적 기준, 대배심과 검찰심사회에 대한 법률가와 시민 간 인식 차이의 근본적 원인, 심의기구에 구속력을 부여할 경우 검사의 소추재량·영장주의와의 충돌 가능성, 영국 IOPC 모델의 한국적 이식 가능성 등을 질의했습니다. 이를 통해 시민사법에 대한 논의의 본질에 가닿기를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정도희 교수의 발제에 대해서는, 피해자 범위 규정의 수사기관별 적용 편차, 조사 횟수 최소화·비대면 조사 원칙과 증거법적 요건의 충돌 가능성, 신변안전조치 의무화에 따른 인력·예산 확보와 불복절차 설계, 원스톱 정보제공체계의 운영 주체, 통지 의무 위반에 대한 제재 수단 등 실행 방안이 좀 더 구체화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아울러 발제문이 다루는 피해자 관련 쟁점들 상당수가 수사권 조정 이전부터 축적되어 온 피해자학·형사소송법학의 논의인 만큼, 이번 수사·기소 분리라는 구조적 변화와 어떻게 특별히 결합되는지 좀 더 명시적으로 밝힐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아울러 수사-기소 분리 정책이 추진되는 과정에서 검사의 보완수사권 자체가 피해자를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며, 피해자 권리 보장을 위한 절차가 제대로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윤동호 국민대 법학과 교수는 정도희 교수가 발표한 범죄피해자 보호와 관련해 범죄자 처벌이 곧 피해자 보호의 완결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실질적 피해 회복을 위한 별도의 정책이 추구되어야 한다고 짚었습니다. 윤동호 교수는 범죄로 인한 피해가 명확해 유죄 판단 개연성이 높은 사건과 그러지 않은 사건의 피해자를 구별해, 범죄로 인한 피해가 명확한 경우는 범죄수사력과 범죄대응력을 강화하고 우선적으로 투입해 피해자 보호 수준을 높이자고 제안했습니다. 또한 형사사법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현 상황에서, 경찰의 판단을 부실 혹은 축소로 단정하며 공소청 검사의 보완수사권 존치를 주장하는 것은, 공소권자의 수사기관과의 협력의무를 도외시한 채 검찰개혁의 실패를 겨냥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습니다.
오병두 교수의 민주적 통제방안에 대해서는,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중수청 수사심의위원회가 직접 수사를 담당하지 않은 이상 수사기관보다 사안에 대한 이해도가 높을 수 없으며, 사법의 민주화가 오히려 판단의 어려움과 그 부담을 외부로 전가하는 ‘사법의 외주화’로 흐를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판단의 오류는 수사·기소·재판·상소·재심 등 형사절차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바로잡혀야 하며, 다양한 통제기구 도입에 앞서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 그로 인해 형사절차가 신속·간이한 협상제도로 흐를 가능성까지 감안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습니다.
오늘 토론회를 끝으로 1차 토론회 ‘공소청·중수청 설치 후 형사사법체계, 무엇이 변화해야 하는가’(6/22), 2차 토론회 ‘공소청·중수청 설치 후 형사사법체계, 연착륙 방안은 무엇인가’(6/29)에 이어 진행되어 온 〈공소청·중수청 설치에 따른 형사사법체계 개혁 방안 시리즈 토론회〉가 마무리되었습니다. 세 차례의 토론회를 통해 검찰이 독점해 온 수사권·기소권이 공소청과 중수청으로 재편되는 과정에서 무엇이 달라져야 하는지, 수사기관과 공소기관 간 협력·연착륙 방안은 무엇인지, 그리고 새로운 권한에 대한 실효적 통제 장치와 피해자 권리 보장 방안은 무엇인지를 순차적으로 짚어왔습니다. 참여연대는 앞으로도 형사소송법 개정 등 후속 입법 과정에서 이번 시리즈 토론회에서 논의된 과제들이 반영될 수 있도록, 바람직한 형사사법체계 개혁안 마련을 위한 시민사회 의견을 지속적으로 제안해나갈 예정입니다.
공소청·중수청 설치에 따른 형사사법체계 개혁 방안 시리즈 토론회 Ⅲ 개요
📍개요
- 공소청·중수청 설치에 따른 형사사법체계 개혁 방안 시리즈 토론회
- 장소 : 참여연대 아름드리홀(2층) 📱 유튜브 생중계 예정
- 주최 : 참여연대
- 3차 : 공소청·중수청 설치 후 형사사법체계, 권한 남용 통제 방안은 무엇인가
- 일시 : 7월 6일(월) 오후 1시
- 사회 : 한상희 참여연대 공동대표
- 발제1 : 수사권·기소권의 민주적 통제, 시민사법 제안(일본 검찰심사회 모델 적용) / 오병두 홍익대 법과대학 교수
- 발제2 : 형사사법체계 개혁, 수사기관 권한에서 피해자 권리 중심으로 / 정도희 경상국립대 법학부 교수
- 토론
- 윤동호 국민대 법학과 교수
- 김재희 성결대 파이데이아학부 교수
- 토론회에서 발표되는 의견과 입장은 발제자 및 토론자의 개별 의견으로 향후 사회적 논의와 토론을 위한 것임을 밝힙니다.
- 문의 :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02-723-06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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